바이든, 백악관서 여야 대표 첫 회동…4조달러 법안 협조 총력(종합)

입력 2021-05-13 04:18
바이든, 백악관서 여야 대표 첫 회동…4조달러 법안 협조 총력(종합)

2시간 협력 모색…바이든 "다른 나라 우리 안 기다려" 경쟁력 확보 강조

강력 반대해온 공화 "생산적 회동"이라면서도 "증세는 레드라인" 선 그어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여야 대표를 만났다.

그는 공화당에 4조 달러 규모 인프라·복지 법안 처리 협조를 당부하는 데 주력했다. 대규모 지출은 물론 증세를 통한 재원 마련에 반대해온 공화당은 '레드라인'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해 증세에 선을 그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를 만났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여야 대표를 백악관에 초청해 만난 건 처음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동석했다.

이번 회동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일자리계획'으로 명명된 2조2천500억 달러 규모 인프라 법안과 '미국가족계획'이란 이름의 1조8천억 달러 규모 복지 법안 등 4조 달러 규모 법안 처리에 대한 협조 당부에 주력했다.

백악관은 회동 후 보도자료를 내고 "협력할 수 있는 영역, 특히 인프라와 관련한 영역을 찾아내기 위해 약 2시간 동안 회동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은 양당 간 어떤 차이가 존재하든 진짜 경쟁은 미국과 나머지 나라들 사이의 것이며 다른 나라들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동이 비공개로 전환되기 전 모두발언을 통해 "핵심은 우리가 일정한 의견일치에 도달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규모 지출법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공화당과의 협상에 열려있다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내놓은 바 있다. 민주당은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공화당이 반대로 일관할 경우 단독처리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매코널 대표는 회동 후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결과를 내는 데 대해 분명히 초당적 바람이 있다"면서도 "공화당은 2017년 (개정) 세법을 다시 논의하는 데는 분명히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대통령에게 이를 분명히 했다. 그건 우리의 레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은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인 2017년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대폭 내리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바이든 행정부는 21%를 28%로 다시 올리는 등의 방식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매코널 대표는 인프라에 대한 정의도 필요하다고 재차 주장했다.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법안 범위가 너무 넓다는 입장이다.

매카시 대표는 "생산적인 만남이었다"면서도 매코널 대표와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매코널 대표는 오래 친분을 유지한 관계다. 상원에서 함께 활약한 기간도 길 뿐더러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시절 공화당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을 대신해 의회 협상 최전선에 나서 합의를 도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례가 지금도 재연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전망이 많다. 매코널 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규모 지출법안을 결사저지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으며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치적 양극화도 심화한 상태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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