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전면전 조짐 이스라엘-팔' 충돌 완화 촉구

입력 2021-05-12 23:09
수정 2021-05-13 16:11
국제사회, 전면전 조짐 이스라엘-팔' 충돌 완화 촉구

일부 국가는 한쪽 편들거나 두둔하기도…"미 중동특사 파견 계획"



(유럽·아중동·워싱턴=연합뉴스) 세계열강들이 12일(현지시간) 전면전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충돌 사태와 관련, 긴장 완화를 촉구하고 나섰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그러나 일부 국가는 양측에 대한 친소 관계에 따라 한쪽을 두둔하거나 다른 한쪽을 비난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통화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이 싸움을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

크렘린궁은 성명에서 "사상자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데 대해 심각한 우려가 표명됐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호소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감행한 무모한 공격에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대응했다"며 "국제사회도 이스라엘에 강력하고 억지력 있는 교훈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고 터키 대통령실이 전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앞서 11일 마리야 자하로바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동예루살렘과 가자 지구의 위험한 사태 전개를 깊은 우려를 갖고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민족이나 종교와 관계없이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단호히 비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1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충돌로 계속되는 긴장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언론 브리핑에서 5월 유엔 안보리 순회 의장국인 중국으로서는 일찍이 지난 10일 안보리 회원국들과 긴급 협의를 했다면서 민간인에 대한 폭력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내 평화와 안정을 가능한 한 빨리 회복하기 위해 모든 당사자가 행동을 취할 것을 강조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위기 직전 상황에서 물러나고 양쪽 다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은 폭력과 민간인 부상이 심해지는 데 깊이 우려하며 긴장이 신속히 완화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독일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의 로켓 공격에 대항해 정당방위를 할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슈테펜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이날 정례기자회견에서 "독일 정부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도시들로 쉴 새 없이 가하는 로켓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이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이런 공격에 대해 정당방위를 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과 통화 뒤 트위터에 "최근 폭력의 급증과 무차별적 표적 선정을 매우 우려한다"면서 "우선적인 과제는 긴장을 완화하고 양측 모두에서 무고한 민간인이 목숨을 잃는 것을 막는 일이 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국제형사재판소(ICC)의 파투 벤수다 수석 검사는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간 무력 충돌 고조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 전쟁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벤수다 검사는 이날 트위터에 "나는 동예루살렘을 포함해 요르단강 서안, 가자지구와 그 주변에서 폭력이 증가하는 것과 로마 규정(Rome Statute) 하의 범죄가 저질러질 가능성에 큰 우려를 갖고 주목한다"라고 밝혔다. ICC는 전쟁·반인도적 범죄 등을 저지른 개인을 심리·처벌할 목적으로 2002년 설립됐으며, 로마 규정은 ICC 재판 회부를 위한 관할권 요건 등을 규정하고 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격화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무력 충돌과 관련, 하마스의 공격을 비난하면서도 양측 모두에 자제를 촉구했다.

또 예루살렘이 '공존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며 이스라엘을 압박하기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 중동 특사를 파견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12일 보도했다.

아프리카연합(AU)은 11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폭격 등을 비난했다.

무사 파키 마하마트 AU 집행위원장은 "이스라엘군의 행동은 팔레스타인인들을 동예루살렘 집에서 계속 강제로 불법 퇴거시키는 것과 더불어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라고 AU가 성명에서 밝혔다.

지난 10일부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로켓포 발사,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 등 격화되는 충돌로 지금까지 대다수 팔레스타인 주민을 비롯해 양측에서 최소 56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했다.

양측은 서로 물러날 기미를 안 보이는 가운데 전면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스탄불 김승욱, 모스크바 유철종, 런던 최윤정, 베를린 이율, 브뤼셀 김정은, 워싱턴 이상헌, 요하네스버그 김성진 특파원)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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