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의 나라' 중국, 인구 정점 임박…경제성장 발목 잡히나

입력 2021-05-11 11:58
'14억의 나라' 중국, 인구 정점 임박…경제성장 발목 잡히나

인구 증가 추세 유지했지만 내년부터 감소 전망도 제기

저출산·노령화 속 2035년 연금 고갈 사태 가능성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세계 1위 인구 대국인 중국의 인구가 14억선을 지킬 수 있을까?

중국이 10년만에 실시한 인구 센서스 결과 발표를 앞두고 이 문제에 큰 관심이 쏠렸다.

11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중국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14억1천178만명으로 여전히 14억명대를 유지하면서 증가 추세를 이어갔다.

통계국은 출생·사망 신고를 바탕으로 2019년 말 기준 중국 인구가 14억5만명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중국 인구는 1년새 1천173년만명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인구 정점에 도달하는 것이 몇년 남지 않았다는 전망 속에 저출산과 노령화가 중국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달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약 60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해 중국 인구 문제가 이슈로 떠올랐다. 당시 국가통계국은 "중국 인구는 2020년에도 계속 증가했다"고 정면 반박했다.

보도와 달리 중국 인구가 감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인구 증가율이 수년간 하락세를 피하지 못한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일부 전문가는 중국 인구가 1∼2년 뒤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본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022년에 인구 감소가 시작될 수 있다고 지난달 보도했다.

인구 학자 허야푸(何亞福)는 최근 수년간 사망자와 신생아 수의 차이가 좁혀졌으며 2022년에 사망자 수가 신생아 수보다 많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1960년과 1961년에 대약진 운동이 초래한 대기근으로 인구가 줄었는데 60여년만에 다시 인구 감소를 겪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 추세라면 중국이 인도에 인구 1위 자리를 내주는 것도 몇년 남지 않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유엔은 2017년 보고서에서 인도가 2024년 즈음에 중국을 제치고 세계 인구 1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유엔에 따르면 인도 인구는 2020년 기준 13억8천만명으로 추산된다.



중국은 급속한 인구증가를 막기 위해 1978년 강제적인 '한 가정, 한 자녀 정책'을 도입했지만 이 정책은 결과적으로 '패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파른 출산율 저하에 놀란 정부가 뒤늦게 2016년 '2자녀 정책'을 전면 시행하고 나섰으나, 가임연령여성 인구 감소와 경제적 부담으로 인한 출산 기피로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중국의 인구구조는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데 경제성장의 저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미 중국의 생산가능인구는 2015년부터 감소세로 전환됐다.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까지 보고서에서 인구 위기를 경고하고 나설 정도로 사태가 심각하다.

중국사회과학원은 2035년 연금 기금 고갈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정부 내에서도 경고음이 잇따르면서 인구 정책의 개편이 예상된다.

리지헝(李紀恒) 민정부 부장(장관)은 지난해 연말 "적령 인구의 출산 의향이 낮으며 출산율이 이미 경계선 아래로 떨어져 인구 발전의 중대 전환기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번 인구센서스 보고서는 중국 인구 감소가 임박했다는 전망 속에 나왔다. 이런 가운데 산아 제한 정책을 가능한 한 빨리 전면 폐지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도 지난달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업무보고에서 "적절한 출산율 실현 촉진"을 제안했다.

허야푸는 중국 정책 결정자들이 이르면 내년에 정책 대전환에 나서 산아 제한을 전면 철폐하고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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