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HPV 백신 접종률 너무 낮아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human papillomavirus)가 일으키는 자궁경부암과 구인두암(oropharyngeal cancer)을 예방할 수 있는 HPV 백신의 남성 접종률이 너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미시간대학 의대 구인두-두경부 외과 전문의 미셀 천 박사 연구팀은 HPV 백신은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도 맞아야 하는데 교육과 홍보가 부족해서인지 남성의 접종률이 너무 낮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0일 보도했다.
2010~2018년의 전국 건강 면담 조사(National Health Interview Study) 자료를 분석한 결과 18~21세의 남성은 18%만이 HPV 백신을 최소한 1회 이상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같은 연령대의 여성은 42%의 접종률을 기록했다.
HPV 백신은 연령에 따라 2~3회 접종하게 돼 있다. 15세 이전에 맞았을 때는 6~12개월 후 추가 접종을, 16~26세에 맞았을 때는 30~60일 후 2차 접종, 6개월 후 3차 접종을 하게 된다.
18세 이후에 접종한 남성 중 3번을 모두 맞은 사람은 3분의 1도 안되었다. 여성은 약 50%가 3차례 접종을 완료했다.
HPV 백신이 처음 도입됐을 때 1차 목표는 자궁경부암을 막는 것이었다. 그러나 목, 편도선, 혀의 뒤쪽에서 발생하는 구인두암 발생률이 HPV가 일으키는 암 중에서 자궁경부암을 앞지르고 있다. 구인두암은 발생률이 남성이 8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HPV와 관련된 구인두암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데다 마땅한 진단검사법이 없어 HPV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HPV 백신에는 자궁경부암의 70%를 일으키는 HPV16, HPV18을 표적으로 하는 서바릭스(Cervarix)와 이 두 가지 HPV에 콘딜로마를 일으키는 다른 두 HPV 변종(HPV6, 11)을 추가한 가다실(Gardasil)이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06년 처음으로 HPV 백신을 여성용 백신으로 승인한 뒤 2009년 접종 대상을 확대, 남성을 포함시켰다.
이 조사 결과는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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