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최대 줄루족 새 왕 옹립…잡음 지속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 민족인 줄루족의 새 왕이 옹립됐으나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9일 현지매체 등에 따르면 줄루족 왕가는 지난 7일 밤 미수줄루 줄루(46) 왕자가 새 왕으로 지명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일부 왕자가 이에 항의하는 모습이 궁내 발표현장에서 빚어지자 경호원들이 새 왕을 황급히 데려갔다.
7일 앞서 미수줄루 왕자는 전통 표범 가죽 머리띠 등을 두른 채 줄루족의 단합을 촉구했다.
그는 자신의 누이 은탄도예시즈웨 줄루 공주가 대독한 메시지에서 "우리는 의심할 바 없이 한 가족으로서 단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수줄루 왕자는 친어머니이자 섭정인 만트폼비 들라미니 줄루 왕비의 유언에 따라 왕위를 계승했다. 그는 만트폼비 섭정의 장남이다.
선왕 즈웰리티니의 셋째 부인인 만트폼비 왕비는 섭정을 맡은 지 한 달 만에 갑자기 별세해 독살설까지 나도는 등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당뇨 질환이 있던 선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합병증으로 인해 72세를 일기로 지난 3월 승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즈웰리티니 선왕의 장남은 지난해 11월 암살됐다.
궁정 암투 속에 새 왕에 대한 VIP(최고위인사) 경호가 철회돼 위험에 빠졌다는 얘기가 나오자 경찰은 이를 부인하면서 여전히 신변 보호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선왕의 자제들은 8일 새 왕에 대한 충성을 다짐했으나 일부 공주는 여전히 다른 왕자가 국왕이라고 주장했다고 SABC방송이 9일 전했다.
줄루족 왕은 정치적 실권이 없이 의전적 성격이 강하나 전체 국민의 22%를 차지하는 줄루족의 근거지인 콰줄루나탈주에서 토지 30%에 가까운 2만8천㎢를 신탁 형태로 통제한다. 왕은 또 전통 관습과 현대 민주주의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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