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이달 중 EU·영국·이스라엘 관광객 격리 면제 검토

입력 2021-05-09 17:30
수정 2021-05-10 08:39
이탈리아, 이달 중 EU·영국·이스라엘 관광객 격리 면제 검토

디 마이오 외무장관 언급…6월에는 미국인 관광객 대상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고사 위기에 놓인 관광산업을 부활시키려는 이탈리아 당국의 규제 해제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

루이지 디 마이오 외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이달 중순 유럽연합(EU)·영국·이스라엘 관광객에 한해 조건부로 의무 격리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 증명서 또는 코로나19 음성 확인증을 소지하거나 6개월 이내에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해당국 관광객의 격리를 면제하고 자유로운 입국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현재 이들 국가에서 오는 관광객은 이탈리아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를 통해 음성 확인을 받아야 하고 입국 후에는 5일간의 격리 의무를 진다. 또 격리 마지막 날에는 다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음성임이 증명돼야 국내 이동이 가능하다.

디 마이오 장관은 아울러 내달 중에는 미국 관광객에 대한 의무 격리 해제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미국발 입국자에 적용되는 격리 기간은 열흘로 유럽보다 더 길다.

디 마이오 장관의 이러한 언급은 로베르토 스페란차 보건장관과 외국인 관광객 입국 관련 부처 간 1차 협의를 진행한 직후 나왔다.

앞서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지난 4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주요 20개국(G20) 관광장관 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달 중순부터 외국인 관광객에게 제한적으로 다시 문을 열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 후속 조처로 외무부와 보건부 등 관계 부처는 현재 입국 제한 해제 범위와 대상 국가를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탈리아 국가 경제의 13% 비중을 차지하는 관광산업은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작년 2월부터 강력한 방역 규제 아래 놓이며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

당국도 구조적 장기 불황 속에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며 전후 최악의 침체에 빠진 경제를 다시 부양하려면 먼저 관광산업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여름 성수기에 앞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문호 개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디 마이오 장관은 같은 페이스북 글에서 "관광은 이탈리아 경제 재가동을 위한 핵심 열쇠"라며 "보건·경제·일자리가 위기에 처하지 않도록 올여름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고 짚었다.

다만, 여러 지표상 바이러스 확산세가 어느 정도 통제된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만 명대 수준인 점을 고려해 무리하게 서두르면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8일 기준 이탈리아의 신규 확진자 수는 1만176명, 사망자 수는 224명이다. 누적으로는 각각 410만2천921명, 12만2천694명으로 집계됐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