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피해간 중국 로켓잔해…대기권 소멸 후 인도양 추락(종합3보)
민가 추락 우려는 해소…미 모니터링 기관 "안심해도 된다" 확인
과기부 "잔해물 3∼4초에 한 바퀴씩 회전해 당초 예상보다 빨리 추락"
(베이징·서울=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박대한 정윤주 기자 = 중국의 우주발사체 '창정-5B호'의 잔해가 9일 오전 대기권 진입 과정에서 거의 소멸했으며 일부는 인도양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환구망(環球網) 등에 따르면 중국유인항천(항공우주) 판공실은 이 로켓 잔해가 9일 오전 10시 24분(베이징 시간·그리니치표준시 기준 2시 24분) 대기권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소멸했으며 관련 해역은 인도양인 동경 72.47도, 북위 2.65도 주변이라고 밝혔다.
외신들은 잔해 대부분이 대기권에 들어온 뒤 낙하하면서 녹아내렸지만, 일부는 몰디브 인근 인도양에 떨어졌다고 전했다.
애초 제기된 우려처럼 로켓 잔해가 지상에 떨어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고는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유인항천 또한 이 로켓의 잔해가 대기권 진입 과정에서 대부분 해체됐다고 알리면서 별다른 피해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앞서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7일 로켓 본체가 특수 재질로 만들어져 잔해가 대기권에 진입하는 동시에 불에 타 사라질 것이라며 지상에 추락할 수 있다는 주장은 서방의 과장된 위협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군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주항공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페이스 트랙' 역시 창정-5B호의 대기권 재진입을 확인했다.
스페이스 트랙은 트위터에 "창정-5B호의 재진입을 추적하던 이들은 안심해도 된다. 로켓은 떨어졌다"는 글을 게재했다.
한국 정부도 이날 창정-5B호 잔해물이 인도양에 추락한 것을 확인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창정-5B호 잔해물이 오전 11시 30분경 인도 남서쪽 인도양에 추락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8일 창정-5B호 잔해물의 추락 예측 시간을 오전 11시 40분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보다 10여 분 빨리 잔해물이 추락한 이유에 대해 과기부는 "한국천문연구원 전자광학감시네트워크 5호기로 확인한 결과 잔해물이 3∼4초에 약 한 바퀴씩 회전하면서 추락해 당초 예상보다 빨리 떨어진 것으로 분석한다"며 "당초 예측 오차범위에는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지구의 70%가 물로 덮여있는 만큼 창정-5B호 잔해 역시 바다에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낮은 확률에도 불구하고 통제되지 않는 잔해가 만에 하나 지상에 있는 민가에 떨어질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인명 피해 우려가 제기됐고 중국 항공우주 당국이 무책임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창정-5B호는 중국이 지난달 29일 발사한 우주발사체로, 우주 정거장 모듈을 운송하는 역할을 맡았다.
발사체의 무게는 무려 800t이 넘는다.
인도양에 떨어진 잔해물은 무게 20t, 길이와 직경은 각각 31m와 5m로 달하는 발사체 상단의 일부로 추정된다.
작은 우주 쓰레기는 대기권에 진입한 뒤 빠른 낙하 속도 때문에 공기와의 마찰로 타서 없어진다.
그러나 이번 발사체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까닭에 일부 파편이 소멸하지 않을 우려가 제기돼왔다.
앞서 중국이 창정-5B호를 처음 발사한 지난해 5월에는 발사체 상단 잔해물이 남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서 발견됐다.
당시에도 잔해 일부가 대기권에서 미처 연소하지 않은 파편들로 드러났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