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회의 참석한 美 주의원, 집에서 차량 안전벨트 맨 사연
배경화면 집처럼 설정하고 운전하며 화상회의
화면조작으로 배경은 바꿨으나 벨트는 못감춰
움직일 때마다 화면 깨지며 외부 모습도 보여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미국에서 주의회 의원이 운전을 하며 화상회의에 참석했다가 여론의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
이 의원은 운전하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화상회의 배경화면을 가정집으로 설정해두었는데, 마침 회의는 운전 중 휴대전화 같은 전자기기의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심의하는 자리여서 사람들의 눈총을 받았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앤드류 브레너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은 지난 3일 생방송으로 중계된 화상회의가 시작됐을 때 주차된 차 안에 있는 모습이었다.
몇 분 후 브레너 의원은 화상회의에서 잠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왔다.
그는 이 때 캐비닛과 화분이 있고 예술 작품이 걸려있는 가정집의 사무실에 앉아있는 것처럼 화면 배경을 바꾸어 놓았다.
그러나 화면에는 그가 매고 있던 차량 안전벨트 모습은 화면 조작을 통해서도 없애지 못했다.
또 배경화면이 브레너 의원의 뒤편을 모두 가렸지만, 그가 고개를 움직일 때마다 배경화면이 조금씩 깨지며 운전석 옆 창문을 통해 바깥 경치가 잠깐씩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그는 이 때문에 운전하면서 오하이오주 예산 조정과 법안 심의 관련된 질의응답에 참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브레너 의원은 이에 대해 "운전 중 다른 전화를 받지 않았다"라면서 "(화상회의에서) 비디오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나에겐 (화상회의가) 전화통화와 같았다"라고 해명했다.
브레너 의원은 운전 중 대부분 전방을 주시했다고 했다.
브레너 의원이 화상회의에 참석한 날 주의회에서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을 일부 제한하는 법안의 상정이 이뤄졌다.
법안은 운전 중 문자메시지와 라이브스트리밍, 사진촬영, 모바일앱 사용 등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미국 지방의회에서 의원이 운전 중 화상회의에 참석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도 워싱턴주의 한 상원의원이 운전 중 화상 청문회에 참석했다가 사과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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