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신문 "한일 외교장관 회담 성사에 미국 의지 크게 작용"

입력 2021-05-07 09:46
日신문 "한일 외교장관 회담 성사에 미국 의지 크게 작용"

"한일 관계 개선 촉구하는 블링컨 美국무장관 체면 세워줘"

"역사문제 등 한일 평행선…文정부에선 관계회복 어려울 듯"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지난 4~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 회의를 계기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성사된 데는 미국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고 일본 신문이 7일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5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일본군 위안부와 일제 징용 노동자 문제 등 현안에 대해 각자 입장을 주장하면서 평행선으로 끝났다고 보도하면서 이번 회담의 성사에는 "미국의 의향이 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 관계자는 아사히에 "한일 관계 개선을 촉구하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체면을 세워줬다"고 말했다.

한미일 협력을 중시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의지를 고려해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응했다는 설명인 셈이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측은 당초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 소극적이었다. 한일 회담을 해도 한국 측이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일 외교장관 회담은 미국이 주도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직후 성사됐고, 한일 회담 장소는 미국 대표단의 숙소였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요미우리에 이번 한일 회담과 관련한 미국의 직접 중개를 부인하면서도 "한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하는데, 한일만 안 하는 것은 어른스럽지 못하다. 미국의 체면을 세워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한일관계 소식통은 마이니치신문에 "미국 측의 의향을 따르는 형태로 어떻게든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실현됐다"고 밝혔다.

마이니치는 이번 회담에서 정의용 외교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이 의사소통을 계속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역사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입장 차이가 커, 임기 1년을 남기고 구심력 저하가 거론되는 문재인 정부 아래서는 한일 관계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요미우리도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등을 언급하면서 지지 세력의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대일(對日) 양보를 결정할 가능성이 더욱 작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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