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진영 '비폭력→무장투쟁' 전환…무력충돌 본격화하나

입력 2021-05-06 12:43
수정 2021-05-06 13:32
미얀마 민주진영 '비폭력→무장투쟁' 전환…무력충돌 본격화하나

약 800명 사망에 연방군 전 단계 시민방위군 창설…폭탄 테러·군경 대상 공격 늘듯

마궤 등 주민방위대와 반군훈련 거친 청년들 가담 관측…"2주 훈련받고 현지 대기 중"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군부와 대척점에 서 있는 민주진영의 국민통합정부(NUG)가 미얀마군에 맞서기 위해 '시민방위군'(People's Defence Force·PDF) 창설을 공식화함에 따라 양측간 무력 충돌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시민불복종 운동(CDM)으로 대표되는 비폭력 평화시위를 견지해 온 민주진영이 무장 투쟁으로 노선 전환을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NUG는 지난 5일 군부의 폭력과 공격으로부터 지지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시민방위군을 창설했다고 밝혔다.

국민통합정부는 시민방위군이 연방군(Federal Army) 창설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합정부는 지난달 중순 구성 이후 20여 개 소수민족 무장조직과 연대해 연방군을 창설하는 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그러나 수 십 년간 투쟁해 온 이들의 요구를 하나로 녹여내 연방군 창설로 연결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만큼, 전 단계로 시민방위군을 창설해 시민 보호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2월1일 쿠데타 이후 전날 현재까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이만 769명이어서, 연방군 창설에 대한 시민들의 바람은 커질 대로 커진 형국이다.

통합정부는 시민방위군이 어떻게 조직되는 것인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얀마군과 격렬하게 충돌 중인 카친독립군(KIA)과 카렌민족연합(KNU) 반군과는 별개로 일부 지역에서 조직된 주민방위군이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서부 사가잉 및 중부 마궤 지역, 그리고 북부 친 주에서는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방위조직을 만들어 미얀마군을 상대로 무장 투쟁을 벌이고 있다.



친주에서는 지난달 초부터 시민들이 친주방위군(CDF)을 조직, 사냥용 총 등으로 무장하고 군경 폭력에 맞서고 있다. 같은 달 말에는 이들 방위군의 공격으로 군경 10명 이상이 숨지기도 했다.

지난 1~4일에도 주도인 하카에서 CDF 공격으로 군경 9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가 주민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친주와 마궤 지역의 접경 지역에서도 충돌이 발생하면서 지금까지 최소 16명의 군경이 숨졌다고 매체는 전했다.

NUG측도 군사정권에 맞서 싸우기 위해 이 지역의 방위군과 논의를 해왔다고 이라와디에 밝혔다.



이와 함께 쿠데타 이후 무장투쟁의 필요성을 깨닫고 남동부 카렌민족연합(KNU)이나 북부 카친독립군(KIA) 군사 캠프로 가 군사훈련을 받았거나 현재 받는 중인 미얀마 청년들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정확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 매체들은 적지 않은 미얀마 청년들이 계속되는 유혈 탄압에 절망해 반군에 입대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들은 2주간 '단기 코스'로 무장 투쟁에 관한 기초 훈련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양곤을 중심으로 주요 지역에서 군사정권 건물이나 경찰서를 겨냥한 사제 폭발물 테러가 이어지는 것이 이와 관련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KNU 신병 모집을 담당하는 미얀마 현지인은 최근 연합뉴스에 "반군 캠프에서 2주간 군사 훈련을 받은 이들이 현지에서 훈련을 마치고 대기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NU 외교담당 책임자인 파도 소 토 니는 최근 현지 매체 프런티어 미얀마와 인터뷰에서 "젊은이들은 군부의 유혈 탄압에 보복하고 싶어한다. 그것이 많은 젊은이가 우리에게 오는 이유"라며 "KNU는 수년에 걸쳐 군사 훈련을 진행하고 의무병 등도 6개월 교육과정이지만, 이들은 더 단기간의 군사교육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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