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캔들' 트럼프 기소 말라" 미 법무부 비밀문건 공개
연방법원, 트럼프 재임시 법무부 메모 공개 명령
"법무부가 트럼프의 사법방해 혐의 배제 미리 결론"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미국 연방 법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시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와 관련해 대통령을 기소해선 안 된다는 내용으로 작성한 기밀문서가 공개됐다.
4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에이미 버먼 잭슨 연방판사는 관련 문건의 공개를 명령했다.
9쪽짜리 내부 메모 형식의 이 문서는 윌리엄 바 장관이 이끌던 트럼프 행정부 연방법무부의 최고위급 보좌관 2명이 2019년 3월 24일 작성한 것으로,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의 사법방해 혐의를 원천 배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메모 작성자들은 로버트 뮬러 특검팀이 수집한 증거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사법방해로 기소할 만큼 타당성을 지니 않는다고 결론내렸다.
그동안 미국 시민단체들은 당시 법무부의 의사결정과 관련한 내부 문건의 공개를 요구해 왔지만, 법무부는 이를 계속 거부해왔다.
연방법원은 관련 문건을 공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잭슨 판사는 결정문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 장관이었던 윌리엄 바와 그 보좌관들이 대통령을 기소하지 않기로 이미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기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기정사실이었다"고 적시했다.
'러시아 스캔들'이란 2016년 미 대선 당시 러시아가 자국에 우호적인 트럼프 후보를 당선시키려고 미 대선에 개입하는 과정에 트럼프 선거캠프 인사들이 가담했다는 의혹을 일컫는다.
취임 후 이 의혹에 대해 의회의 조사와 연방수사국(FBI) 수사가 본격화하자 트럼프는 2017년 5월 제임스 코미 당시 FBI 국장을 경질해 사법방해 논란이 일었다.
법무부는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을 특검으로 임명했으나 특검은 2년간의 활동에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의 공모 의혹을 규명하지 못했고, 트럼프의 사법방해 의혹에 대해서도 결론을 유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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