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혼란 지속…시위 중 19명 사망에 '과도한 진압' 비판

입력 2021-05-05 04:00
콜롬비아 혼란 지속…시위 중 19명 사망에 '과도한 진압' 비판

정부 세제개편안에 전국서 시위…개편안 철회 후에도 시위 이어져

총 800여 명 부상…유엔 "경찰이 과도한 무력 사용"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콜롬비아에서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촉발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격렬한 시위에 사상자도 속출하자 국제사회가 당국의 과도한 무력 사용을 비난하고 나섰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콜롬비아 시위 과정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사상자가 나왔다며 "깊은 충격"을 표시했다.

마르타 우르타도 OHCHR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경찰의 과도한 무력 사용과 실탄 발사, 시위대 폭행과 연행을 목격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남미 콜롬비아에서는 이반 두케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항의하는 시위가 지난달 28일부터 전국 주요 도시에서 이어지고 있다.

시위대는 소득세 징수 기준을 낮추고 부가가치세 부과 대상을 확대하는 등의 이번 개편안이 중산층과 서민들의 세 부담만 늘리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자 두케 대통령은 지난 2일 개편 계획을 철회한다며 백기를 들었으나 이후에도 시위는 이어졌다.

3일엔 알베르토 카라스키야 재무장관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카라스키야 장관은 지난달 한 인터뷰에서 12개들이 달걀 한 판의 가격을 실제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천800페소(530원)라고 말했다가 현실을 모른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시위가 격화하며 사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콜롬비아 인권옴부즈맨에 따르면 시위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민간인 시위자 18명과 경찰 1명이 숨졌다. 부상자도 800명이 넘는다.

특히 콜롬비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칼리에서 시위가 폭력사태로 변하면서 많은 사상자가 나왔다. 칼리에서만 11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콜롬비아 정부는 옛 최대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의 잔당을 비롯한 무장단체들이 시위대에 침투해 상점 약탈 등 폭력행위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유엔과 더불어 유럽연합(EU)도 콜롬비아를 향해 과도한 무력 사용 자제를 촉구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피터 스타노 EU 대변인은 "폭력사태가 확대되는 것을 막고 경찰의 부적절한 무력 사용을 피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콜롬비아 정부가 인권과 자유를 침해한 이들을 조사해 책임을 묻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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