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과 갈등 러, 국제금융결제망 차단설에 "가설 불과"

입력 2021-05-04 15:03
서방과 갈등 러, 국제금융결제망 차단설에 "가설 불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 인터뷰서 밝혀…대응안 등은 검토해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미국·유럽연합(EU)과 갈등을 겪고 있는 러시아가 서방 중심의 글로벌 금융 결제망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일부의 관측에 대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작다고 평가했다.





4일 러시아 관영 방송인 러시아 투데이(RT)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전날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글로벌 금융 결제망인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러시아가 차단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와 관련해 "여전히 가설로 간주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유럽의회는 앞서 지난달 29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스위프트에서 러시아를 차단하겠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다만 부처 간 공동으로 러시아가 결제망에서 실제 차단될 경우를 대비해 관련 위험과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벨기에에 본부가 있는 스위프트는 회원 은행 간의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 조직으로 세계 금융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수행한다.

세계 200여 개국의 1만1천여 개 금융기관이 스위프트를 이용하고 있으며, 국경을 넘어 돈을 지불하거나 무역대금을 결제할 때 필수적이다.



서방은 스위프트에서 차단하는 방식으로 특정 국가에 제재를 가해왔다.

2012년 3월 이란의 핵 개발을 문제 삼은 미국과 EU는 이란의 금융기관들을 스위프트에서 강제 탈퇴시켰다.

스위프트의 차단은 특정 국가에 금융 제재를 가하는 여러 방법 중 효과가 가장 강력한 것으로 현재 평가받고 있다.

러시아 내부에서는 스위프트를 제재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서방에 대응해 새로운 글로벌 금융 결제망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미 2014년 자체 금융 결제망인 'SPFS'를 개발한 바 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SPFS를 스위프트의 대안으로 언급하면서 다른 국가들이 개발한 결제망과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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