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매체 편집인 "서구 언론, 정치 엘리트 도구로 전락"
"서구식 언론 자유 산산조각…세계평화 파괴자 역할"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 책임자가 서구 언론을 향해 정치엘리트의 도구로 전락했다며 '언론의 자유'를 강조하고 나섰다.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環球時報) 총편집인은 3일 '세계 언론자유의 날'을 맞아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서구식 언론의 자유 신화는 산산조각이 난 지 오래고, 서구 정부 결정에 대한 여론의 영향력도 빠르게 퇴색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후 총편집인은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자매지로 신화통신, 중국중앙(CC)TV 등과 함께 5대 관영매체 중 하나로 꼽히는 환구시보의 책임자로, 중국 당국의 '비공식 입'으로 불리기도 하는 인물이다.
그는 웨이보 글에서 서구 언론은 전쟁을 막기 위해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과정에도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냉전을 조장하는 과정에서 서구 언론은 세계 평화의 파괴자 역할을 했다"며 "언론이 정치인들의 지정학적 경쟁을 부추기며 인류의 정의와 도덕을 거스르는 도구로 변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정치인들의 극단적인 정책을 지지했고, 세계평화를 지속적으로 훼손했다"며 "언론의 자유가 이렇게 되면 안 된다"고 일갈했다.
서구 언론이 코로나19 기원을 비롯해 홍콩과 신장(新疆) 인권 문제 등과 관련해 중국 정부를 비판한 것에 대한 반격으로 해석된다.
후 총편집인은 "중국인들은 노동절 연휴를 맞아 전례 없는 번영과 자유를 누리고 있다"며 "서구 언론이 자국의 단점과 제도적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매일 중국을 비난하는 것을 볼 때 이들의 뉴스와 정보시스템이 얼마나 부패했는지 알 수 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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