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비싼 장바구니 물가…"채솟값, 이달부터 안정화"
"대파, 6월 평년 수준 회복…소고기·돼지고기 강세 당분간 유지"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주요 농축산물 가격이 작황 부진과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대파를 비롯한 채소류는 이달부터 공급이 늘면서 안정세를 찾아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가정수요가 늘면서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4일 내놓은 '주요 농축산물 수급 동향 및 대책' 자료에서 지난달 농축산물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5.5% 상승했다고 밝혔다.
상승 폭은 3월의 15.9%보다 다소 감소했고 전월보다는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냉해와 태풍, 올해 한파 등으로 작황이 부진했고 AI가 겹치면서 평년보다 높은 가격을 보였다"며 "그러나 소비자 체감 물가 부담이 컸던 대파, 양파 등의 월동 작형이 봄 작형으로 전환됨에 따라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도 전월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봄대파, 조생 양파, 봄배추 등 봄작형 출하량이 시세를 주도하는 이달부터는 그간의 공급 부족 문제가 완화되면서 농축산물 물가 안정세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품목별로 보면 달걀 가격은 수입물량 공급과 꾸준한 산란계 입식에 따른 사육 마릿수 회복으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달걀 한 판(30개) 소비자가격은 2월 중순 7천760원에서 지난달 말 7천280원으로 내려갔다. 평년(5천286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37.7%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쌀은 지난해 태풍 등 기상악화로 생산량이 줄어 수요량 대비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4월 비축물량 21만t으로 시장에 방출했고 소비자가격은 1월 이후 20㎏당 6만원 선에서 보합세다.
지난 1월 한파와 강설 피해로 생산량이 줄고 지난해 공급과잉 기저효과가 중첩돼 가격이 급등했던 대파는 봄대파를 조기 출하하고, 출하지를 확대하면서 지난달 중순 이후 가격이 하락했다.
대파 도매가격은 ㎏당 2월 하순 5천491원에서 지난달 말 3천296원으로 떨어졌다. 다만 평년과 비교하면 190% 비싼 가격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3월 들어 적정한 강수량이 수반되면서 기온도 상승해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봄대파는 재배면적이 지난해와 비슷하고 작황도 평년작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돼 5월은 2천원대, 6월은 평년(㎏당 1천370원) 수준까지 가격이 안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장마, 태풍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사과와 배의 가격은 오는 8월 햇과일 수확기까지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고기는 지난달 도축 마릿수가 최근 5년간 4월 도축 마릿수 중 가장 높은 수준인데다가 소고기는 평년의 경우 4∼8월 수요 감소로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이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가정소비가 꾸준한 가운데 '가정의 달' 수요가 뒷받침되면서 평년보다 16.9% 높은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돼지고기 역시 공급량이 늘었으나 급식과 가정소비 등 수요가 증가해 가격은 평년보다 다소 높은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농식품부는 "돼지고기는 일반적으로 4∼9월 수요가 늘고 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여서 수요 감소를 동반하는 외부 충격이 없는 한 가격은 현 수준에서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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