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공고히 한 이재용, 당분간 재판 준비 '올인'할 듯
6일 부당합병 공판 속행…프로포폴의혹 기소시에는 2개 재판 동시에
미국·평택 반도체 투자 결정도 내려야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옥중에서 상속 문제를 마무리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당분간은 재판 준비에 '올인'할 것으로 2일 알려졌다.
경영권과 관련된 큰 현안이 매듭지어지자 또 다른 사법리스크를 넘어야 할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아 구속됐고, 지난 3월 급성 충수염 수술로 3주 이상 입원했다.
이 과정에서 한 달 가량 연기됐던 삼성물산[028260]-제일모직 부당 합병과 시세조정 혐의 등에 대한 공판이 지난달 22일 열린 데 이어 이달 6일 두번째 공판이 열린다.
충수염 수술 뒤 수척해진 모습으로 지난달 공판에 출석했던 이 부회장은 검찰의 공소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재계에서는 이 사안이 국정농단 사건보다 복잡하고 방대해 최종 판결까지는 장기간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부회장은 '프로포폴 불법투약' 의혹 사건에도 연루돼 있다.
이 부회장의 요청으로 지난 3월 26일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린 이후 검찰이 한 달이 넘도록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
당시 수사심의위원회는 공소 제기 안건에 7대 7 찬반 동수를 내려 검찰의 기소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검찰이 기소하면 이 부회장은 옥중에서 부당 합병 의혹에 이어 프로포폴 의혹까지 두 가지 재판을 동시에 대비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국내외 반도체 투자 건도 결정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미국 오스틴 등지에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신설을 검토 중이며, 국내 평택캠퍼스에는 P3 라인 투자 결정을 앞두고 있다.
오스틴 공장은 투자금액이 20조원으로 예상되고, 역대 최대 규모의 평택 P3 라인은 전체 투자금액이 최대 50조원을 넘어설 수 있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미국 백악관이 주최한 반도체 화상회의에 국내 기업중 유일하게 초청받으며 '바이든 청구서'에 조만간 답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특히 이달 21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반도체가 주요 의제가 될 가능성이 커지며 삼성전자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그간 상속과 두 건의 재판 준비 등에 치중했을 것을 고려하면 신규 투자 건은 검토를 못 했거나 경영진에게 제대로 보고조차 못 받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국내외 반도체 투자는 경영상의 중요한 현안으로 총수 부재에도 어떻게든 결론이 날 것"이라며 "다만 이 부회장이 처한 현실을 고려할 때 당초 업계의 예상보다 투자 결정 시기는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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