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임금협상 결렬 선언…첫 파업 벌어지나
노조, 직원들에게 파업 참여 의사 설문…"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신청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조합이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등 쟁의 활동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올해 초 삼성 전자계열사 중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는데, 임금협상이 틀어지면서 노사 관계에 긴장감이 고조될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달 27일 열린 4차 본교섭에서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올해 2월부터 실무교섭 4회, 본교섭 4회 등 8차례에 걸쳐 임금협상을 위한 단체교섭을 진행해왔지만, 임금 인상 수준 등 핵심 요구사항에서 회사와 평행선을 달리며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해 호실적 등을 근거로 성과인상률을 제외한 기본인상률 6.8%와 위험수당 현실화, 해외 출장자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회사는 이미 노사협의회와 합의한 기본 인상률 4.5% 이상은 어렵다고 밝히고, 나머지 항목에 대해서도 대부분 부정적인 입장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4차 본교섭을 앞두고 회사의 교섭 태도를 문제 삼으며 사측 교섭위원을 전원 교체하라고 요구하기도 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27일 열린 4차 본교섭에서 "더 이상 교섭의 여지가 없다"며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성명문을 통해 "수십 차례의 자료 요구에도 회사는 차일피일 미루며 감정에만 호소했다"며 "8차에 걸친 단체교섭에도 의미 있는 결과물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조만간 중앙노동위원회에 교섭 중재를 신청할 예정이다.
중노위에서도 노사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면 노조는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 등을 포함한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노조가 실력을 행사하는 쟁의행위가 발생한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
교섭 결렬선언 이후 노조는 조합원과 비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쟁의 활동에 관한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파업이나 태업 등 어떤 방식으로 쟁의 활동을 할지, 파업한다면 참여 의사가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중노위 조정과 이후 행동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노조는 지난해 2월 한국노총 산하로 출범했다.
지난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이후 빠르게 몸집을 불려 나가 현재 조합원 수는 전체 직원의 10% 수준인 2천400여명까지 늘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올해 1월 삼성 전자계열사 중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하며 손을 맞잡기도 했다. 당시 회사는 노조 전임자의 업무수행을 위해 근로시간 면제 제도(타임오프제)를 도입하는 등 노조 활동 보장을 약속했다.
노조는 회사를 상대로 임금소송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불합리한 통상임금 산정 방식 때문에 발생한 미지급 임금을 정산하라"며 조합원·비조합원 4천여명을 모아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최근에는 2차 소송인단도 모집했다.
이에 회사는 통상임금 산정이 잘못됐다는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특정 직군에 대해 최근 3년간의 임금을 재정산해 지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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