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타지크 교전으로 약 200명 사상"…휴전에도 긴장 여전
옛 소련서 독립 후 국경 확정안돼…분쟁 지역 수자원 분배 문제로 충돌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옛 소련에 속했던 중앙아시아 국가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 국경에서 29일 벌어진 양측의 무력 충돌로 최소 19명이 숨지고 18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 보건부는 전날 벌어진 타지키스탄 측과의 교전으로 키르기스 주민 13명이 사망하고 131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키르기스 국경수비대는 이날 별도 발표를 통해 국경수비대 소속 군인 3명이 타지키스탄 측과의 교전에서 숨지고 22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타지키스탄 측에서는 3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부는 전날 저녁 외무장관 회담 등을 통해 휴전에 합의했으나 이날 새벽에도 산발적 교전이 이어졌으며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양국 정부는 국경분쟁해결공동위원회를 구성하고 즉각적 휴전과 양측 군부대의 주둔지 복귀 등에 합의했었다.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은 모두 러시아가 주도하는 옛 소련국가들의 안보협력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회원국이다.
하지만 옛 소련에서 독립한 뒤 980km에 달하는 양국 국경 가운데 580km만 확정되고, 나머지 400km 구간의 영유권이 정해지지 않아 수시로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무력 충돌도 키르기스 남서부 바트켄주와 타지키스탄 북서부 수그드주 접경지대의 이스파라 강 상류 저수시설 물 분배 문제를 두고 발생했다.
해당 지역은 양국이 모두 자국 영토로 주장하는 분쟁 지역이다.
키르기스 측이 저수시설 물을 불공정하게 분배한다고 여긴 타지크 측이 전봇대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자 키르기스 주민들이 이를 철거하려 하면서 양측 주민들 간에 패싸움이 벌어졌고 이후 군인들 간의 총격으로 번졌다.
양측 군인들이 상대편 초소를 향해 총격을 가하고 이어 유탄발사기, 박격포 등까지 동원해 교전을 벌이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모두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는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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