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잠수함 격침 '가짜뉴스' 돌아…탑승자 사연도 잇달아

입력 2021-04-28 18:08
수정 2021-04-28 18:25
인도네시아 잠수함 격침 '가짜뉴스' 돌아…탑승자 사연도 잇달아

"아빠, 출근하지 마" 잠수함 희생자 두 살배기 아들 동영상 공개돼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53명을 태운 채 발리섬 앞바다에 침몰한 인도네시아 해군 잠수함 낭갈라함이 외국 잠수함에 의해 격침됐다는 가짜뉴스가 나돌았다.



28일 자와포스 등에 따르면 트위터 등 SNS에는 지난 주말부터 "낭갈라함이 침몰한 것은 발리해협에서 인도네시아군의 훈련을 지켜보던 프랑스 핵잠수함(SSN Emeraude)의 미사일 발사 때문"이라는 가짜뉴스가 퍼졌다.



처음 격침설이 제기된 트위터 게시물에는 '독일 정보기관에 따르면'이라고 적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고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같은 트위터 계정에는 "한국이 건조한 인도네시아의 새 잠수함을 함정에 빠트리기 위해 중국 핵잠수함이 수중지뢰를 설치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미군 대잠 초계기 P-8A(포세이돈)의 정찰 결과 낭갈라함이 침몰한 지역에서 엄청난 양의 수중지뢰가 발견됐다"는 글도 잇따라 올라왔다.

이와 관련해 인도네시아 해군은 해저 838m에서 수중 로봇이 촬영한 낭갈라함의 현재 상태에 비춰 폭발한 것이 아니고, 사고 당시 훈련을 위해 여러 해군 선박이 잠수지점 위 수면에 있었는데 아무런 폭음이나 물보라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네티즌들은 프랑스, 중국군과 엮은 음모론에 어이없다면서도 관심을 보였다.

인도네시아 해군은 낭갈라함 침몰 원인을 두고 인적 요인, 인간의 실수가 아니라 자연적 요인일 수 있다며 특히 바닷속 밀도 차이로 발생하는 '내부파'(內部波·internal wave) 가능성을 제기했다.

독일산 재래식 1천400t급 잠수함 낭갈라함은 지난 21일 오전 3시 25분(자카르타 시각 기준)께 발리섬 북부 96㎞ 해상에서 어뢰 훈련을 위해 잠수한 뒤 실종됐고, 25일 세 동강이 난 채 해저 838m 지점에서 발견됐다.



낭갈라함의 탑승자는 49명의 승조원과 사령관 1명, 무기 담당자 3명이며 53명 전원이 사망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탑승자들에 관한 사연도 잇달아 공개됐다.

이날 트리뷴 뉴스는 낭갈라함 희생자 이맘 아디(29) 중위의 어린 아들이 출근하려는 아빠가 방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몸을 밀면서 "안돼, 안돼"라고 떼쓰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맘 중위의 아버지는 "동영상은 내 아들과 손자가 맞다. 아들이 잠수함에 승선하기 전 촬영됐다"며 "손자가 평소와 달리 아빠가 출근하는 것을 막는 장면이 녹화된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해당 동영상은 SNS에 많은 관심을 받았고, 희생자의 아들에게 여러 계층에서 위로 방문과 선물이 전달됐다.

전날에는 낭갈라함 탑승자들이 사고 몇 주 전 퇴임을 앞둔 잠수함 부대 사령관을 위해 웃는 얼굴로 '잘가요'를 의미하는 인도네시아 노래 '삼파이 줌파'(Sampai Jumpa)를 부르는 동영상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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