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켜라"…지구충돌 위험 소행성 대비 도상훈련
NASA 행성방어조정실 등 참여 충돌 시나리오 맞춰 대책 수립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에서 약 5천700만㎞ 떨어진 곳에서 35~700m 크기로 추정되는 위험한 소행성이 시속 1만7천600㎞로 지구로 다가오고 있다. 지구 충돌 확률은 점차 높아져 오늘 현재 약 5%에 달한다. "
지구 가까이 다가오는 천체의 충돌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26일부터 열리고 있는 국제 우주항행 아카데미(IAA)의 '2021 행성방어회의'(PDC)에서 첫날 참가자들에게 제시된 가상 시나리오다.
과학 전문 매체 '사이테크데일리'(SciTechDaily)와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이 회의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지구방어조정실(PDCO)을 비롯한 우주관련 기관과 과학자들이 소행성 충돌 시나리오에 맞춰 대책을 수립하고 의견을 나누며 도상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시나리오상 이 소행성은 지난 19일 처음 발견돼 '2021 PDC'라는 이름이 붙여졌으며, NASA와 유럽우주국(ESA)은 6개월 뒤인 10월 20일 지구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일치된 분석을 내놓았다.
실제 상황과 최대한 비슷하게 훈련을 진행하기 위해 회의 첫날에는 지구 근접 천체가 발견된 직후 얻을 수 있는 제한된 정보만 제시했으며, 이달 30일까지 매일 충돌 예상 지역과 충돌 시점, 충돌 확률 등의 정보를 순차적으로 추가하며 이에 따른 대책을 점검하게 된다.
지구 충돌 천체 대비 훈련은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지구 근접 천체연구센터'(CNEOS)가 주관하고 있다.
NASA는 지난 2013년부터 격년제로 열리는 PDC에 네 차례 참여해 왔으며, 연방재난관리청(FEMA)과는 국무부, 국방부 등 연방기관까지 참여한 가운데 세 차례 훈련을 했다.
지난 2019년 PDC에서는 뉴욕시에 60m 크기의 소행성이 떨어지는 것을 가상한 도상 훈련을 진행했지만 관련 대책이 성공적이지는 못했던 것으로 평가됐다.
이런 충돌이 실제 일어나면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1천 배에 달하는 충격이 가해져 약 130만명의 희생자를 낼 것으로 추정됐다.
인류에게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는 이런 소행성 충돌을 피하기 위한 첫 실험으로 NASA는 올해 말 '쌍(雙) 소행성 궤도수정 시험'(DART) 우주선을 발사한다. 이 우주선은 내년 가을 소행성 디디모스(지름 780m)를 도는 디모르포스(163m)에 충돌하게 되는데, 그 충격으로 소행성의 궤도와 궤도를 도는 시간 등이 바뀌는지를 관측하게 된다.
NASA 지구방어 담당관 린들리 존슨은 "이런 회의에 참여할 때마다 재난 상황에서 누가 핵심적 역할을 하고 언제, 누가, 어떤 정보가 있어야 하는지를 더 많이 알게 된다"면서 "궁극적으로 미래에 잠재적 충돌 위험이 있을 때 관계자 간 의사소통과 대책 조율이 이뤄지도록 도울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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