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리, 마스크 안썼다가 코로나19 지침 위반 첫 벌금
확진자 최다 방콕, 차 타고 있어도 가족이어도 마스크 안 쓰면 벌금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돌출 행동으로 언론 지면을 종종 장식하는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이번에는 마스크를 안 쓴 채 회의를 주재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지침 위반으로 벌금을 물었다.
27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쁘라윳 총리는 전날 방콕 시내 정부청사에서 코로나19 백신 관련 회의를 했다.
이 장면은 쁘라윳 총리의 페이스북에도 올라갔다.
그러나 장관들이나 관련 전문가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 총리 혼자만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 문제가 됐다.
26일은 방콕시가 집을 떠나는 순간부터 어디에서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전염병법에 따라 최대 2만밧(약 70만원)의 벌금을 물 수 있다는 행정지침을 시행하는 날이었다.
총리의 '노 마스크' 사진은 이후 페이스북에서 내려졌지만, 아스윈 콴무앙 방콕시장은 이후 쁘라윳 총리가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와 규정을 어긴 게 있는지를 물어왔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전했다.
아스윈 시장은 쁘라윳 총리에게 명백히 방콕시 행정지침을 어겼다고 전하고 이후 경찰관들과 함께 정부청사를 방문해 쁘라윳 총리에게서 벌금 6천밧(약 21만원)을 현장에서 받았다고 전했다.
온라인 매체 네이션은 쁘라윳 총리가 방콕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 벌금을 낸 첫 번째 인물이 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 도중 질문 공세에 시달리자 다짜고짜 기자들을 향해 손소독제를 뿌리는 돌출행동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노 마스크 사건'이 코로나19 3차 대유행을 겪는 상황에서 바이러스 확산 위험성을 경고하고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기 위한 '각본에 의한 쇼'가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다.
최근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방콕시는 전날부터 2주간 공원 등 공중시설을 닫는 것 외에도 강화된 마스크 착용 행정지침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족이라도 한 차량 내에 타고 있을 때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다.
한 사람이면 마스크를 안 써도 무방하지만, 2명부터는 마스크를 쓰지 않을 경우 역시 최대 2만밧의 벌금을 내야 한다.
태국에서는 전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천48명을 기록, 누적 확진자가 5만7천508명으로 늘었다.
8명이 사망해 누적 사망자도 148명이 됐다.
태국은 그동안 코로나19 관리 측면에서 모범 국가로 꼽혔지만, 이달 들어 유흥업소발 집단 감염과 송끄란 연휴 기간 대규모 이동 등으로 인해 확진자가 급증하며 3차 대유행을 겪고 있다.
이달 발생한 누적 확진자만 2만6천명이 넘고, 사망자도 54명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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