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산 포도, 중국 통관 지연…"양국관계 악화 신호"
중국 "코로나19로 수입 과일 검역 강화"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면화, 쇠고기, 랍스터, 석탄, 와인 등으로 이어지는 호주산 물품에 대한 중국의 수입 규제가 과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26일 로이터 통신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호주산 포도의 중국 통관이 지연되고 있다.
제프 스콧 호주포도협회 회장은 로이터 통신에 포도 통관이 지난 3주 동안 지연되고 있다며 평소보다 5∼10일가량 더 걸렸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수입 과일에 대한 검역 조치 강화로 지연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 관계자는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입산 과일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면서 통관이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통관 지연이 양국관계 악화에 따른 것으로 해석한다.
호주 과일 수출업자들은 다른 나라의 과일은 통관이 지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수입업체들도 호주산 과일 대신 뉴질랜드와 태국 등에서 과일을 수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소개했다.
중국은 한때 호주의 최대 수출국이었지만, 호주의 화웨이 5G 네트워크 참여 금지와 코로나19 기원 국제조사 요구 등을 계기로 양국은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중국은 지난 1년간 호주산 석탄에서 소고기와 랍스터에 이르기까지 각종 수입 제한 조치를 쏟아내며 호주에 전방위적인 보복을 가했다.
최근에는 호주 빅토리아주 정부가 중국과 체결한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협정을 파기해 양국갈등의 새로운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외교부는 "호주는 최근 몇 년 동안 모호하고 근거 없는 이유로 중국과의 정상적인 교류 협력을 대량으로 파괴했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양국관계가 설상가상의 상황이 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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