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유행 위기에…같은 내용 언론브리핑 세 번 하는 관세청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확산 위기가 고조하는 가운데 관세청이 똑같은 내용으로 대면 언론 브리핑을 세 차례나 반복하며 방역정책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관세청은 서울본부세관의 외국인 외환범죄 적발에 관한 언론 브리핑을 26일 정부대전청사와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어 27일 서울본부세관에서 진행한다고 최근 언론에 공지했다.
정부대전청사는 관세청 본청이 있으며, 서울세관은 이번 수사를 담당한 기관이다.
언론 브리핑은 발표 기관의 소재지나 행사가 열린 장소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관세청 역시 본부세관의 밀수·탈세 적발 발표는 사건을 담당한 본부세관에서 관할 지역 취재진을 상대로 현장성을 살려 진행되는 것이 관행이다. 인천세관의 마약 적발 사건은 인천세관에서, 평택세관의 밀수 사건은 평택세관에서 각각 언론 브리핑을 여는 식이다.
서울세관도 지난 2년간 무역금융범죄나 고가품 '짝퉁' 유통조직 검거 같은 큼직한 사건을 서울세관에서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서울세관의 책임자가 26일 오전 대전청사로 내려가 본청 담당 취재진에 먼저 브리핑을 열고 이어 기획재정부가 있는 세종청사로 이동해 같은 내용을 설명한 뒤 27일에는 종전처럼 서울세관에서 세 번째 브리핑을 할 계획이다. 대전과 세종 브리핑은 지면·인터넷 매체를, 서울 브리핑은 방송을 주요 대상으로 삼았다는 게 관세청의 설명이다.
최근 정부 각 부처는 감염 확산을 막는다는 취지로 현장 참석인원을 제한하거나 발표 내용이 미리 정해진 경우 사전 질문을 받아 현장 질의응답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언론 브리핑을 운영하고 있다.
관세청의 이번 계획은 똑같은 내용을 세 차례나 반복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역 간 이동을 자제하고 대면 행사를 줄이라는 정부 방역 원칙에도 어긋난다.
유례없는 '삼탕' 언론 브리핑 계획은 지난달 기재부 출신인 임재현 관세청장(57)이 취임한 지 약 한 달 만에 나온 것이다. 임 청장 취임 후 관세청의 언론 브리핑은 이번이 처음이다.
똑같은 언론 브리핑을 3회 반복하는 이유에 대해 관세청 관계자는 "기재부 취재진 중에 관세청을 동시에 담당하는 기자가 많은 데다 이번 발표가 국민적 관심사가 높은 사안이어서 그렇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본부세관의 언론 브리핑은 세종청사를 포함해 3회 반복되는지에 관해 이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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