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영광 되찾을까…이탈리아 298조원대 경제재건 '뉴딜' 가동

입력 2021-04-26 07:00
과거 영광 되찾을까…이탈리아 298조원대 경제재건 '뉴딜' 가동

디지털화·친환경 경제 전환 등 중심으로 6대 추진 과제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장기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경제 구조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24∼25일(현지시간) 밤샘 내각 회의를 열어 2021∼2026년 6개년에 걸친 2천215억 유로(약 298조 원) 규모의 코로나19 회복 계획을 승인했다.

자금은 유럽연합(EU)이 이탈리아에 제공하는 회복기금 1천915억 유로(약 258조 원)에 자체 조달 300억 유로(약 40조 원)를 합쳐 조성됐다.

316쪽에 달하는 계획안에는 6대 추진 과제와 5대 개혁 과제가 담겼다.

세부 추진 과제를 보면 녹색 혁명 및 친환경 경제 구조로의 전환에 570억 유로, 디지털화·혁신 등에 425억 유로가 각각 할당됐다. 그 중요성과 지출 규모 면에서 양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어 교육·연구에 319억 유로, 고속열차 등 지속가능한 이동 인프라 구축에 253억 유로, 포용 사회를 위한 소외계층 지원 등에 191억 유로가 배정됐다.

코로나19 사태로 민낯을 드러낸 보건 부문에도 총 197억 유로가 투입된다.

정부는 단기적 불황 극복은 물론 중장기 경제성장까지 염두에 둔 이들 과제를 효과적으로 실행하고자 ▲공공 행정 ▲사법제도 ▲조세 ▲규제 완화 ▲경쟁 촉진 등의 개혁 과제도 병행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26년에는 국내총생산(GDP) 기준 최소 3.6% 이상의 추가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드라기 총리는 이를 "국가 현대화를 위한 야심 찬 개혁 프로젝트"라고 명명하며 "미래 세대에 더 현대적인 국가를 물려주고자 상상력과 창의성을 결합해 이 계획을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번 회복 계획안에 대해 큰 틀에서 EU와도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전후 급속 성장을 일궈내며 한때 GDP와 1인당 국민소득에서 영국 등 유럽 선도국을 앞지르기도 했던 이탈리아는 2000년 전후로 성장 동력이 급속히 떨어지며 장기 침체를 겪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원년인 작년에는 9%에 가까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전후 최악의 침체를 경험했다.

작년 기준 이탈리아의 GDP 규모는 1조9천억 달러로 세계 8위권이다. 10위 한국(1조6천억달러)과는 불과 3천억 달러 차이다. 1인당 GDP는 3만1천288달러로 처음으로 한국(3만1천497달러)에 밀렸다.

드라기 총리는 26∼27일 상·하원에서 이번 회복 계획을 설명하고 오는 30일 안으로 EU에 공식적으로 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EU 집행위로부터 회복기금을 지원받는 모든 회원국은 이달 30일까지 기금 사용 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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