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라마단 갈등'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교전으로
가자지구서 이스라엘로 로켓포 공격 이어져…이스라엘 하마스 목표물 공습
다마스쿠스게이트 광장 폐쇄, 팔레스타인-유대교도 청년간 폭력 시위 촉발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유대교와 이슬람교, 기독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에서 라마단 기간에 벌어진 폭력 사태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에 로켓포와 미사일이 오가는 살벌한 교전으로 커졌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과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전날 밤 무장 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에서 이스라엘 남부 스데로트를 겨냥한 로켓포 3발이 잇따라 발사됐다.
이 가운데 한발은 이스라엘군에 요격됐고 나머지 두발은 가자지구를 벗어나지 못하거나 보안장벽 인근 노지에 떨어졌다.
앞서 24일 새벽에도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 남부를 겨냥해 무려 36발의 로켓포 공격이 이어졌다.
사망자와 부상자는 없었지만, 이스라엘군은 곧바로 전투기와 헬기 등을 동원해 가자지구 내 하마스의 지하 시설과 로켓 발사대 등 다수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하마스 측은 이번 공격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언론은 하마스 측의 선제공격이 최근 예루살렘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주민 등 아랍계와 극단주의 유대인 단체 간에 벌어진 폭력 사태에 대한 경고의 의미라고 해석한다.
유대교와 이슬람교, 기독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에서는 서로 다른 종교 간의 분쟁과 폭력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혼란은 이슬람권의 금식성월인 라마단을 맞아 많은 사람이 모이는 다마스쿠스 게이트 광장을 이스라엘 당국이 폐쇄하기로 하면서 촉발됐다.
라마단 기간 매일 저녁 금식을 끝낸 이슬람교도들이 나와 식사를 하거나 시간을 보내는 광장을 폐쇄하자, 팔레스타인 청년들이 차량 등에 불을 지르면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레하바 등 극단주의 유대교 단체의 청년 회원들이 아랍인을 몰아내자며 맞불 시위에 나섰다.
양측의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 섬광 수류탄 등으로 강경 진압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수백 명이 다치고 연행됐다.
또 아랍계 청년들이 유대인을 폭행하거나 반대로 유대교도들이 아랍계를 공격하는 영상이 틱톡을 비롯한 SNS에 퍼진 것이 양측간 증오와 갈등을 키운 기폭제가 됐다.
그 영향으로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의 관문인 칼란디아 검문소 인근에서도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발 로켓포 및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조처를 하라면서도 예루살렘 시민들에게 자제를 촉구했다.
아비브 코하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미국 방문 계획을 급거 취소한 채 교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과 유엔 등이 양측에 자제를 요청한 가운데, 이스라엘 정보 당국자들은 하마스의 잇따른 공격이 아랍계 이스라엘 주민들을 자극해 혼란을 유발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일간 하레츠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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