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코로나 사망 집계 4일간 1만명 육박…"실제는 더 많아"
하루 2천767명 최고치…산소 부족으로 한 병원서 수십명씩 사망
신규 확진자도 35만명으로 5일 연속 기록 경신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무섭게 불어나는 가운데 사망자 수도 연일 종전 기록을 경신하며 폭증하고 있다.
25일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사망자 수(전날부터 약 24시간 동안 주별 통계 합산)는 2천767명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인도의 신규 사망자 수 기록은 하루 만에 경신됐다. 이 수치는 21일 이후 5일 연속 2천명 이상을 기록했고, 최근 4일간 누적 신규 사망자 수는 9천758명으로 1만명에 육박했다.
최근 인도의 코로나19 핫스폿(집중 감염 지역)이 된 수도 뉴델리에서는 하루 동안 역대 최고치인 357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이날 인도의 신규 사망자 세계 순위는 브라질(2천986명, 월드오미터 기준)에 이어 2위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도 이날 34만9천691명으로 집계돼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누적 확진자 수는 1천696만172명으로 불어났다.
확진자 폭증으로 병상과 의료용 산소 부족 사태가 벌어지며 목숨을 잃는 환자가 늘고있다.
코로나19 중환자들은 혈중 산소량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저산소혈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료용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 생명까지 위협받게 된다.
실제로 뉴델리의 대형 병원인 강가 람 병원은 23일 성명을 통해 "지난 24시간 동안 중환자 25명이 숨졌다"며 산소 공급량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더힌두에 "산소 압력이 낮아진 게 사망자 25명 중 일부의 사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3일 밤에도 뉴델리 자이푸르 골든 병원에서 산소 부족으로 인해 코로나19 중환자 25명이 목숨을 잃었다.
자이푸르 골든 병원의 의료팀장인 DK 발루자는 "오후 5시까지 3.5t의 산소를 받기로 돼 있었으나 자정께야 공급됐다"며 "그때는 이미 환자 25명이 숨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뉴델리 맥스 병원 등은 산소 공급이 안정될 때까지 환자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산소와 병상이 부족한 일부 병원은 기존 환자를 내보내기까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열차 등을 투입해 산소 공급 지원에 나섰고 산업용도 일부 의료용으로 전환하기로 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선 상태다. 공군은 싱가포르에서 산소 컨테이너를 실어 오기도 했다.
당국은 이밖에 5만t 규모의 산소를 긴급 수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워낙 갑자기 수요가 늘어난 탓에 전국 상당수 병원은 여전히 산소 부족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가 불어나면서 뉴델리 등의 화장장도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전기로 화장장은 거의 24시간 가동되고 있고 노천 화장장도 끊임없이 밀려드는 시신을 처리하느라 과부하에 걸린 상태다.
현지 언론과 외신은 화장장과 병원 사망자 수 등을 토대로 당국 발표 수치보다 훨씬 많은 이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를 인용해 "정치인과 병원 당국이 많은 사망자 수를 빠뜨리거나 못 본 체하고 있다"며 수치스러움 때문에 가족이 코로나19로 사망한 것을 숨기는 이들도 있다고 보도했다.
웨스트벵골주 공공의료의사협회 사무총장인 마나스 굼타도 영국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 옵저버에 "실제 사망자 수는 정부 발표 수치보다 두세배는 더 많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옵저버는 코로나19 증상이 있음에도 검사를 거부하다가 중증으로 이어져 사망하는 사례도 많지만 역시 통계에서 누락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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