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환자 치료 이라크 병원서 화재…당국 "82명 사망"(종합2보)

입력 2021-04-25 19:14
수정 2021-04-26 17:34
코로나19 환자 치료 이라크 병원서 화재…당국 "82명 사망"(종합2보)

산소탱크 폭발 원인 추정…"코로나19 중증 환자 대피 중 질식"



(서울·테헤란=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이승민 특파원 = 24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 한 병원에서 불이 나 환자와 가족 등 수십명이 목숨을 잃었다.

국영 INA 통신에 따르면 이라크 내무부는 25일 낸 성명에서 바그다드 남동부 이븐 알하티브 병원에서 난 화재로 82명이 숨지고 110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내무부 관리는 EFE 통신에 "코로나19 환자가 치료받는 병원에서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으며 사망자는 대부분 질식사했다"고 말했다.

이날 불이 난 병원은 중환자실(ICU)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치료하던 곳이다.



이라크 민방위군 관계자는 호흡 곤란 환자가 있는 중환자실에서 불이 시작됐고 병원에 있던 환자 120명 중 90명을 구조했으나 많은 사람이 숨졌다"고 말했다.

민방위군 관계자는 "사망자 대다수는 대피 과정에서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뒤 연기를 마셔 질식했다"고 설명했다.

보건부는 불이 난 건물에서 200여명이 구조됐으나 다수가 목숨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이라크 정부는 이날 트위터 공식계정으로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총리가 보건부에 사고원인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알카드히미 총리는 화재 발생 병원장 등 간부를 해임하고 이날부터 사흘간을 특별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그는 병원 경영·유지관리·경비 책임자들도 당국에 소환됐고 이들은 조사가 끝날 때까지 구금돼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길은 한밤중에야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원인은 산소탱크 폭발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 환자 가족은 "처음에 폭발이 있었고, 이후 불길이 순식간에 병원 전체로 번졌다"고 증언했다.

AFP통신은 익명의 의료 소식통을 인용해 "산소탱크 관리 부주의에 의한 화재"라고 전했다.

모하메드 자베르 바그다드 주지사는 "보건부가 조사위를 구성해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정의를 구현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인접 국가인 이란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비극적인 화재와 관련해 이라크 정부, 희생자,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라크 의료체계는 수십 년간 전쟁과 제재에 심하게 망가진 상태다.

코로나19에도 심하게 타격받았는데 24일까지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10만2천5288명, 1만5천217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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