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환자 치료 이라크 병원서 화재…수십명 사망(종합)
산소탱크 폭발 원인 추정…"코로나19 중증 환자 대피 중 질식"
(서울·테헤란=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이승민 특파원 = 24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 한 병원에서 불이 나 환자와 가족 등 수십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이라크 의료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날 바그다드 남동부 이븐 알하티브 병원에서 난 화재로 사망자 최소 27명, 부상자 46명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AFP 통신은 이번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23명, 부상자는 50여명이라고 보도했다.
EFE 통신은 이라크 내무부 관리를 인용해 사망자가 최소 60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코로나19 환자가 치료받는 병원에서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으며 사망자는 대부분 질식사했다"고 말했다.
이라크 당국의 공식 사상자 수 집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날 불이 난 병원은 중환자실(ICU)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치료하던 곳이다.
이라크 민방위군 관계자는 호흡 곤란 환자가 있는 중환자실에서 불이 시작됐고 병원에 있던 환자 120명 중 90명을 구조했으나 사상자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고 이라크 국영 INA 통신에 밝혔다.
민방위군 관계자는 "사망자 대다수는 대피 과정에서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뒤 연기를 마셔 질식했다"고 설명했다.
불길은 한밤중에야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원인은 산소탱크 폭발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 환자 가족은 "처음에 폭발이 있었고, 이후 불길이 순식간에 병원 전체로 번졌다"고 증언했다.
AFP통신은 익명의 의료 소식통을 인용해 "산소탱크 관리 부주의에 의한 화재"라고 전했다.
모하메드 자베르 바그다드 주지사는 "보건부가 조사위를 구성해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정의를 구현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이라크 정부는 25일 트위터 공식계정으로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총리가 보건부에 사고원인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알카드히미 총리는 이날부터 사흘간을 특별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또 병원 경영·유지관리·경비 책임자들이 소환됐고 이들은 조사가 끝날 때까지 구금돼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접 국가인 이란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비극적인 화재와 관련해 이라크 정부, 희생자,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라크 의료체계는 수십 년간 전쟁과 제재에 심하게 망가진 상태다.
코로나19에도 심하게 타격받았는데 24일까지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10만2천5288명, 1만5천217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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