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주의 지속…1분기 한국 겨냥 수입규제 5건 추가
반덤핑·세이프가드 등 총 26개국 212건 적용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올해 1분기 한국에 대한 수입 규제가 5건 추가돼 여전히 200건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각국의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자국 중심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2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한국에 대한 수입규제는 총 26개국 212건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국가 수는 1개국 줄었고 규제 건수는 1건 늘었다.
유형별로는 반덤핑이 159건으로 가장 많았고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43건, 상계관세 10건 순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4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인도 27건, 중국 16건, 터키 16건, 캐나다 13건, 인도네시아 10건, 태국 8건, 호주 8건, 브라질 7건 등이 뒤를 이었다.
품목은 철강·금속 103건, 화학 45건, 플라스틱·고무 24건, 섬유 14건, 전기·전자 6건, 기계 2건 등이었다.
국가별 수입규제 현황을 1년 전과 비교하면 호주가 3건 늘었고 미국과 터키, 태국이 1건씩 증가했다. 기타 국가는 6건 추가됐다.
품목별로는 철강·금속(5건↑)과 화학(2건↑), 섬유(1건↑)는 늘었으나 전기·전자(2건↓), 플라스틱·고무(1건↓), 기계(1건↓)는 줄었다. 기타 품목은 3건 증가했다.
올해 1분기 한국산 제품에 대해 개시된 수입규제는 총 5건이었다. 작년 1분기 기록(7건)보다는 2건 적다.
신규 수입규제 내용을 보면, 터키와 유럽연합(EU)이 열연강판과 고용성수지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파키스탄은 냉간압연코일·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으며, 필리핀은 아연 및 아연-알루미늄 컬러도금강판(PPGI·PPGL)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중이었다가 규제를 적용하기로 확정된 사례는 3건이다.
인도(폴리부타디엔 고무)와 인도네시아(양탄자류 및 바닥 깔개), 필리핀(시멘트)이 1분기 중 일제히 세이프가드 규제를 시작했다.
규제가 종료된 사례는 24건이었다. 인도네시아 비합금 평판 강판(세이프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철강(세이프가드), 미국 4급 담배 및 알루미늄 시트(반덤핑), 인도 냉연강판 및 스테인리스 압연강판(반덤핑), 중국 아디프산(반덤핑) 등이다.
한국에 대한 수입규제 건수는 지난 2017년 6월 200건을 처음 넘긴 이후 좀처럼 밑으로 내려가지 않고 있다. 선진국에 이어 신흥국으로까지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한 탓이다.
1분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무역기술장벽(TBT)도 크게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1분기에 64개국에서 1천23건의 TBT를 통보했다. 이는 작년 동기(955건) 대비 7% 증가한 것으로, 분기별 통보문 기준으로 역대 가장 많은 건수다.
TBT는 국가 간 서로 상이한 기술 규정, 표준, 시험인증 절차 등을 적용해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저해하는 무역 장애 요소로 일종의 비관세장벽이다.
문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급변하는 통상 환경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앞으로도 무역장벽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점이다.
코트라는 최근 보고서에서 "그린·디지털 경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각국이 탄소국경세 등 녹색 규제와 미래산업과 관련한 무역투자 장벽의 도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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