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만에 또…꺼지지 않는 프랑스 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불씨

입력 2021-04-24 04:25
반년만에 또…꺼지지 않는 프랑스 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불씨

지난해 중학교 교사 참수, 성당 흉기 난동 이어 악몽 다시 재연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에서 올해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로 의심되는 비극이 벌어졌다.

사법당국은 23일(현지시간) 오후 파리 근교 이블린 주 랑부예 경찰서에서 행정 직원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테러일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범행 직후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가해자는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고 외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가해자는 스마트폰으로 유튜브에서 '지하드'(이슬람 성전)를 언급하는 영상을 시청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BFM 방송이 보도했다.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1984년 태어난 가해자는 2009년 프랑스에 넘어와 2019년 임시 거주 증명서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프랑스에서는 2015년 1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만평 소재로 삼은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편집국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로 12명이 목숨을 잃고 난 이후 크고 작은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개인이 저지른 테러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테러 단체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테러범들은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이슬람 극단주의를 추종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작년 9월 25일에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풍자 소재로 삼은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옛 사옥 앞에서 흉기를 휘둘러 2명이 다쳤다.

파키스탄 출신의 가해자는 샤를리 에브도가 사무실을 옮겼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무함마드를 욕보인 샤를리 에브도에 복수를 하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그해 10월 16일에는 수업 시간에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며 무함마드 캐리커처를 보여준 중학교 교사가 일면식도 없는 청년에게 참수를 당했다.

체첸에서 온 가해자는 진압 과정에서 숨졌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딸이 거짓말로 지어낸 교사의 수업 내용에 불만을 품은 학부모의 영상만 보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달 29일에는 니스의 노트르담 대성당 안에서 튀니지 출신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3명을 숨지게 했다.

그의 가방에는 이슬람교 경전인 쿠란 사본이 담겨있었고, 스마트폰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와 연관된 사진이 발견됐다.

프랑스 정부는 잇따르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를 예방하겠다며 '공화국 원칙 강화 법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하원을 통과해 상원에서 논의 중인 해당 법안은 이슬람교의 교육 방식부터 종교 시설 운영 방법까지 다양한 삶의 방식을 광범위하게 규제하고 있다.

이밖에도 정부는 지난해 12월 이슬람 극단주의를 조장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이슬람 사원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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