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완치라고? 6개월 내 후유증 사망 위험 60% 커져

입력 2021-04-23 17:42
수정 2021-04-23 18:56
코로나19 완치라고? 6개월 내 후유증 사망 위험 60% 커져

미 재향군인 확진자 8만7천 명, 코로나19 장기 영향 분석

거의 모든 신체 기관에 충격…미 워싱턴 의대 '네이처'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려 치료받고 회복한 환자도 매우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밝혀졌다.

코로나19를 만 30일 이상 앓다가 회복한 환자가 6개월 이내(확진 시점 기준)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생긴 질환이나 증상으로 사망할 위험이 일반인보다 약 60% 높았다.

확진 6개월 후의 '초과 사망(excess deaths)' 비율은, 전체 코로나19 회복 환자가 1천 명당 8명으로 추정됐고, 입원할 정도로 중증이었던 환자는 1천 명당 29명에 달했다.

이처럼 코로나19 회복 환자의 건강이 나빠질 위험은 중증도가 높을수록 커졌다. 다시 말해 심하게 앓은 사람이 가볍게 앓은 사람보다 건강 악화의 위험이 컸다.

미국 보훈부(Department of Veterans Affairs) 산하 재향군인 관리국(VHA)의 DB(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코로나19 환자 8만7천여 명과 대조군 500만 명의 의료 기록을 분석한 이번 연구는 최대 규모의 포괄적 '장기 코로나19' 연구로 평가된다.

'장기 코로나19(long COVID-19)'란 코로나19가 장기적으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결과를 아우르는 용어다.

미국 워싱턴 의대 과학자들은 22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Nature)] 온라인판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지야드 알-알리(Ziyad Al-Aly) 조교수는 "코로나19 경증 환자의 사망 위험도 상당하지만, 중증도가 올라갈수록 사망 위험은 더 커진다"라면서 "장기 코로나19가 다음번 보건 위기를 초래할 거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이미 3천만 명을 넘어섰다.

당연히 장기 코로나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고, '지체 효과( lingering effect)'가 수십 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우려한다.

연구팀은 VHA 데이터베이스에서 코로나19로 확진됐으나 입원 치료를 받지 않은 7만3천435명과 입원 치료를 받은 1만3천654명을 추려냈다.

성별로는 확진자의 88%가 남성이고, 나머지 12%(8천880명)가 여성이었다.

대조군은 코로나19 확진 및 입원 기록이 없는 VHA 등록 환자로 구성됐다.

연구팀은 중증 코로나19의 장기적인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입원 치료를 받은 코로나19 환자와 인플루엔자 환자(1만3천997명)를 비교 분석했다.

아울러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는 379건의 질병 진단, 380종의 처방 약, 62건의 실험실 테스트 결과 등을 놓고 구체적인 연관성을 평가했다.

이런 결과를 종합해 코로나19로 야기될 수 있는 모든 질병과 증상을 목록화했다.

처음에 코로나19는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질환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론 거의 모든 인체 기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호흡계, 신경계, 정신 건강 등 11개 범주로 나눠 구체적인 질환 및 증상을 논문에 적시했다. (맨 아래 세부 내용 참조)



다수의 코로나19 회복 환자는 자신의 건강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복수의 질환이나 증상을 보였다.

특히 코로나19를 심하게 앓았던 회복 환자의 6개월 내 사망 위험은 중증 인플루엔자 회복 환자보다 50% 높았다.

알 알리 교수는 "숨 가쁨이나 기침 같은 건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기도 하지만 어떤 증상은 갈수록 나빠진다"라면서 "이번에 들여다보지 못한 감염 6개월 이후의 영향을 확인하는 추적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유발할 수 있는 질환 및 증상>

호흡계 : 지속적인 기침, 숨 가쁨, 낮은 혈중 산소 포화도

신경계 : 뇌졸중, 두통, 기억력 저하, 미각 및 후각 둔화

정신 건강 : 불안, 우울, 수면 장애, 약물 남용

대사 : 당뇨병 발생, 비만,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심혈관계 : 급성 관상동맥 질환, 심부전, 두근거림(심계 항진), 부정맥

위장관계 : 변비, 설사, 위산 역류

신장 : 급성 신장 손상, 만성 신장 질환(심한 경우 투석이 필요할 정도)

혈액 응고 : 다리와 폐의 혈전

피부 : 발진, 탈모

근골격계 : 관절통, 근육 약화

일반 건강 : 권태, 피로, 빈혈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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