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임원부터 30% 줄인다…"회생 핵심은 구조조정"
노조에도 고통 분담 요구할 듯…노조는 희생 강요에 반발
26일 생산 재개키로…외국계 납품 거부에 정상적 조업 지속은 미지수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법정관리 10년 만에 다시 기업회생 절차를 밟게 된 쌍용차[003620]가 임원 숫자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에 나선다.
기업회생 과정에서 쌍용차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수순이지만, 쌍용차 노조가 총고용 유지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향후 갈등이 예고된 상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회생계획안의 일환으로 일부 조직을 통폐합한 뒤 임원 수를 30%가량 감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쌍용차 임원은 지난달 말 기준 33명으로, 이중 투자 유치 실패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예병태 사장과 정용원 법정관리인을 제외하고 10여명이 물러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조만간 임원의 퇴직금 예산을 확보하고 자금 집행을 위해 법원의 승인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노조가 인적 구조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임원 감원 등을 먼저 실시해 향후 노조에도 고통 분담을 요구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쌍용차 회생의 핵심은 얼마나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하느냐"라며 "조직을 슬림화하고 임원 숫자를 줄여야 노조에도 명분이 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고정비용 절감을 위해 인건비 삭감 등의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유동성 위기로 올해 들어 이달까지 직원 임금을 50%만 지급하고 나머지 50%의 지급을 유예했다. 다만 이후 회생계획안에는 임금 지급 유예가 아닌 직군별 임금 삭감률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반도체 수급난이 겹친 이달 8∼16일에 이어 19∼23일에도 평택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협력업체가 또다시 납품을 거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쌍용차 협력업체 350여곳으로 구성된 상거래 채권단이 납품 재개를 결의하기도 했으나 일부 외국계 부품업체는 여전히 납품 재개를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일단 오는 26일에는 생산을 재개한다는 방침이지만, 일부 부족한 부품을 제외하고 조업을 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차종만 생산하거나 일부 부품은 후장착하는 식으로 조업을 재개할 수는 있지만, 여전히 외국계 부품업체가 현금 결제를 요구하고 있어 정상적인 조업이 지속되기는 어려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은 26일 외국계 부품업체의 납품 재개와 정부의 금융 지원을 촉구할 예정이다.
경기도와 평택시 등 쌍용차 조기 정상화를 위한 민·관·정 협력체는 지난 21일 회의를 열고 '쌍용차 살리기 운동'에 나서는 등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와 지역 경제 안정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정일권 노조위원장은 "이 모든 위기를 극복하는 데 노조의 희생만 강요해선 안 된다"며 "다만 노조는 법정관리를 통해 기업회생 절차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사측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의 회생 절차는 채권자 목록 제출과 채권 조사, 조사위원 조사보고서 제출, 관계인 설명회, 회생 계획안 제출, 관계인 집회(회생계획안 심의·결의), 회생계획 인가 결정, 회생계획 종결 결정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조사위원은 쌍용차의 채무를 비롯한 재무 상태 등을 평가해 6월10일까지 회사의 회생 가능성에 대한 견해를 보고서로 내게 된다. 조사위원이 회생 절차를 지속하자는 의견을 내면 관리인은 7월1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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