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얀센 백신 혼합에 훈련 안된 인력"…미 공장 결국 생산중단

입력 2021-04-22 09:19
수정 2021-04-22 09:23
"AZ-얀센 백신 혼합에 훈련 안된 인력"…미 공장 결국 생산중단

FDA 보고서 지적…개선 작업에 수개월 걸릴 수도

미 국방부 "얀센 대신 모더나 백신으로 대체 접종"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백신 생산 중단을 요청한 볼티모어 공장에서 서로 다른 백신 간 혼합은 물론, 백신 제조물질과 폐기물이 섞였을 가능성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저분한 생산 시설과 훈련 안 된 인력 등의 문제도 당국에 적발됐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FDA는 지난 12∼20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있는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스'(Emergent BioSolutions) 공장에 대한 점검을 벌였다.

FDA는 공장 내 설치된 보안 카메라 영상을 점검하고 직접 현장을 찾아 시설을 살폈다.

이 공장은 그동안 존슨앤드존슨(J&J) 제약 부문 자회사 얀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생산했다.

그러나 얀센과 AZ 백신 성분이 혼합되는 등의 사고가 발생해 1천500만회분이 폐기되자 FDA가 조사에 착수하면서 생산 중단을 요청했다.

아울러 AZ 백신은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생산하도록 지시했다.

12쪽 분량의 FDA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공장은 지저분한 시설과 잠재적 혼합 가능성 등 백신 생산과 관련한 여러 문제점을 노출했다.

근로자들은 밀봉하지 않은 의료 폐기물을 옮기다가 백신 제조 물질이 든 용기와 부딪히기도 했다.

용기에 금이 간 사례도 여러 건 적발됐다.

서로 다른 물질이 보관된 방을 오가기 위해서는 샤워실을 거쳐야 하지만 한 작업자는 19일 동안 한 번만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FDA는 특히 제조시설이 협소해 작업자들이 백신 제조물질이 담긴 용기를 옮길 때 서로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백신을 담는 유리병 등이 보관된 곳의 복도 등에서는 페인트 얼룩이 목격됐다.

보고서는 언론이 보도한 AZ 백신과 얀센 백신의 혼합사고 역시 확인했다.

공장 측은 인력들에 얀센과 AZ 백신 물질의 혼합을 피하기 위한 훈련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공장 측이 FDA가 지적한 내용을 바로잡는 데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J&J는 FDA 지적사항을 당장 철저히 반영하겠다고 밝혔지만 언제 백신 생산이 재개될지는 발표하지 않았다.

얀센 백신은 접종자에게 혈전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지난주부터 미국 내 접종이 중단된 상태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이날 얀센 백신 대신 모더나 백신을 추가로 확보해 접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현재까지 320만 도스의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는데 이중 얀센 백신은 15만 도스로 집계됐다.

국방부는 이중 6만3천 도스만 접종됐고 나머지는 냉장고에 보관 중이라고 설명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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