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초기에 뉴요커 4분의1 감염…흑인·히스패닉↑"
뉴욕 성인 4만5천명 조사…흑인·히스패닉 항체보유율이 백인의 2배 이상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 미국 내 진원지였던 뉴욕에서 성인의 4분의 1 가까이가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시 보건국과 미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 소속 전문가들은 최근 미 전염병학회 학술지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5∼7월 뉴욕시 성인 4만5천여명을 대상으로 혈청학적 조사를 벌인 결과 23.6%가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항체 보유율은 인종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히스패닉의 35%가 항체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고, 흑인이 33.5%로 그 뒤를 이었다. 아시아계는 20%, 백인은 16%를 각각 기록했다.
같은 뉴욕 시민이라도 히스패닉과 흑인은 백인보다 2배 이상의 비율로 코로나19에 걸렸다는 뜻이다.
와파 엘사드르 컬럼비아 의대 교수는 식료품점 종업원, 어린이 보육 종사자, 대중교통 종사자 등 대면 필수업종 근로자 중 백인 비율이 낮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들은 원격으로 일할 수 있는 사치를 누리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또 히스패닉 주민들이 대가족을 이뤄 과밀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감염률이 높았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러한 결과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전'에서도 인종별로 뚜렷한 차이가 드러난 가운데 나와 보건당국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날 현재 뉴욕시에서 1회분이라도 백신을 접종한 백인 성인은 44%에 이르지만, 히스패닉(31%)과 흑인(26%)은 그 속도가 더디다.
따라서 대유행 초기 감염률이 높았던 히스패닉과 흑인 주민들의 '백신 불신'을 덜어내고, 백신 접종장 방문을 위한 언어적·기술적 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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