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물자 일부 北반입…북중교역 내달 본격재개 가능성
코로나 철로 봉쇄에 선박 통해 비료 등 물자 이동한 듯
단둥 지역에 대북 물자 대기중…"북한 결정만 남아"
(베이징·선양=연합뉴스) 심재훈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일부 물자 반입이 확인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봉쇄됐던 철로를 통한 북중 교역이 내달 재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대북 소식통은 "철로를 통한 북중 교역 재개가 지난 15일께로 예정됐으나 여건이 완비되지 않아 5월 초에 재개하는 걸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중국 측은 관련 준비를 마쳤고 북한의 결정만 남은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북중 국경 도시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세관은 관련 준비에 박차를 하고 있으며 단둥 및 인근의 펑황청(鳳凰城) 등에 북한에 보낼 물자가 대규모로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단둥 화물 열차역에는 최근 파란색 비닐로 덮인 채 열차 칸에 한글로 '단둥', '서포' 등이 적힌 화물 열차가 목격됐다.
소식통은 "이 열차는 단둥역 선로에 정차한 상태로 북중 열차 운행 재개시 이 화물 열차가 가장 먼저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서 최근 중국의 화물열차가 이미 북한으로 들어갔다고 보도했으나 아직 화물 열차가 넘어갔다고 공식으로 확인된 바 없다.
내달 초 북중 철로 재개설은 북한의 극심한 물품 수급난과 관련이 많다는 분석이다.
북한에서는 이달 들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행사를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 물품들까지 대거 풀었다는 풍문이 북중 접경까지 나돌 정도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 측에서는 김 위원장의 1호 물품을 시급히 다시 채워야 하는 상황이라 내달 초 철로 교역 재개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미 많은 물품이 북중 국경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침묵해온 중국 정부가 북중 교역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점도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북한과 중국은 우호적인 이웃으로 정상적인 무역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북한과 방역 안전의 기초를 확보하고 각 분야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해 1년 넘게 북중 철로가 막힌 가운데 해상이나 화물 차량을 통한 북한 내 물자 반입은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북한의 대중국 수입액은 1천297만8천 달러(144억9천만원)를 기록해 이미 일부 물자가 북한으로 반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북한의 3월 대중국 수입액 중 71%가 비료 종류였다. 북한이 봄철 파종 시기를 맞아 농업 물자를 제한적으로 들여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는데 사실상 중국 정부가 통계 자료로 확인해준 셈이다.
다만, 이들 물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화학 비료, 건설 자재 등이 선박을 통해 보내졌을 것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베이징 소식통은 "3월 북한의 대중국 수입 물품은 주로 선박을 통해 이동했고 산둥성 룽커우를 통해 들어갔다는 설이 있다"면서 "현재 단둥 창고나 다롄 항구에 컨테이너들이 대기 중이라는 말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북중 교역이 재개되려면 화물 열차 운행 정상화가 필요하다"면서 "다만 열차를 이용한 인적 왕래는 북한이 코로나19 사태로 소극적이라 한참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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