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달라 애원했다"…애틀랜타 총격 생존자 증언

입력 2021-04-20 14:53
"살려달라 애원했다"…애틀랜타 총격 생존자 증언

현지언론 인터뷰…"문 연 순간 총격범과 눈 마주쳐"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총격범의 눈을 바라보면서 쏘지 말아 달라고 애원했어요."

지난달 16일 발생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 사건 당시 살아남은 엘시아스 허낸데즈 오티즈가 19일(현지시간) 현지언론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과의 인터뷰에서 전한 말이다.

최근 병원 치료를 받다 퇴원한 허낸데즈 오티즈는 그의 변호사를 통해 진행한 인터뷰에서 당시 순간을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심부름을 끝마친 뒤 애틀랜타 인근 체로키카운티의 마사지숍 '영스 아시안 마사지'에 들렀다가 목숨을 잃을 뻔했다.

마사지숍 룸 안에 있다가 갑자기 총소리를 들었고, 무슨 일인가 싶어 문을 연 순간 총격범 로버트 에런 롱과 얼굴을 마주쳤다고 한다.

너무 놀란 그는 그 자리에서 엎드려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그는 "당시 숍 안에 몇 명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총격범을 바라보면서, 눈을 마주치면서 쏘지 말라고 했다. 그랬는데도 그는 내게 총을 쐈다"고 말했다.

총에 맞은 그는 간신히 화장실로 몸을 피했다가 밖으로 나와 아내, 조카에게 전화를 걸었다.

총알은 식도를 거쳐 복부 부위에 박혔다.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심장을 비껴가면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퇴원은 했지만, 아직 기관절개 튜브에 의지해 호흡을 하는 그는 다시 직장에 복귀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길 바라고 있다.

자신의 보험으로는 50만 달러(약 5억5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어 모금사이트인 '고펀드미'를 통해 38만 달러를 모았다고 한다.

총격범 롱은 현재 악의적 살인과 가중폭행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이다.

허낸데즈 오티즈는 총격범을 용서할 수는 있을 것 같다면서도 정의가 바로 세워지고 미국의 총기법에도 변화가 나타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y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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