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항공 여객 수 코로나 이전 넘었다…LCC 특가 경쟁 치열
지난달 국내선 여객, 2019년 3월보다 많아…제주행 편도 1만원대 등장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국내선 항공 여객 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넘어서면서 저비용항공사(LCC)의 초저가 항공권 경쟁에도 불이 붙고 있다.
LCC들은 당장의 탑승객 유치를 위해 특가 항공권 판매를 확대하고 있지만, '출혈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20일 국토교통부 항공 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국적 항공사의 국내선 운항 편수는 1만7천166편, 여객 수는 260만8천명을 기록했다.
2월 운항 편수 1만5천29편, 여객 수 231만4천명보다 증가한 데 이어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3월 운항 편수 1만6천42편, 여객 수 257만3천명도 넘어섰다.
항공사별로 보면 LCC가 FSC(대형 항공사)보다 많은 국내선을 운항했다.
지난달 제주항공[089590]은 3천149편, 진에어[272450]는 2천992편 운항으로 대한항공[003490](2천616편), 아시아나항공[020560](2천540편)보다 국내선을 많이 운항했다. 2019년 3월에는 대한항공이 4천473편, 아시아나항공이 2천712편, 제주항공이 2천172편, 진에어가 1천425편의 국내선을 운항했다.
LCC들이 국제선 매출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국내선 공급을 확대하고, 해외여행 제한으로 국내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선 여객 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월 국제선 47개·국내선 8개 노선을 운항했지만, 현재 국제선 4개·국내선 10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진에어도 지난해 1월 기준 국제선 29개·국내선 4개 노선을 운항했지만, 현재 국제선 6개·국내선 14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LCC들이 '너도나도' 국내선 운항에 집중하고, 신생 LCC 에어로케이까지 국내선에 취항하면서 고객 유치를 위한 가격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제주항공은 회원을 대상으로 6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운항하는 국내선 항공권을 편도 기준 9천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6월 1일 기준 9천900원 항공권은 이미 매진된 상태지만, 오후 시간대 1만1천900원 항공권이 여전히 판매중이다.
진에어도 이달 초 왕복 총액 운임 기준 국내선 1만원대 항공권을 판매했다. 김포~제주 노선 주말 최저가는 3만5천900원 수준이지만, 주중 최저가는 1만1천900원이다.
티웨이항공[091810]도 편도 총액 기준 김포~제주 1만4천900원, 김포~부산 1만5천100원의 특가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지방 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에어로케이와 에어부산[298690] 역시 제주행 항공 노선을 중심으로 특가 항공권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에어로케이는 평일 기준 청주~제주 노선에 3천원 운임의 항공권을 판매 중이다. 공항 사용료와 유류할증료를 합하면 총액 기준 항공권 가격은 9천200원으로 올라간다.
업계에서는 이미 LCC들의 국내선 공급이 포화상태여서 국내선 집중만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코로나 이전 LCC 매출의 80%가 국제선인 점을 고려하면 국제선이 회복하지 않으면 국내선만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LCC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간 '치킨게임'이 시작된 것 같다"면서 "다른 항공사가 공격적으로 항공권 가격을 낮추는데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그나마 코로나 위기를 버티게 해준 국내선 시장에서 운항을 이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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