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냉전 기류…바이든 강경책에 동유럽도 러시아에 사나워진다
체코·폴란드 등 전격 대러제재 동참
유럽 쌍두마차 독·프 "대화 필요" 유보자세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자 일부 유럽국도 덩달아 공세를 취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악화하는 가운데 일부 안보 동맹들과 우방들이 전선에 가세하면서 신냉전 기류가 완연해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인근 군병력 배치에 대한 체코, 폴란드의 반응을 두고 이같이 평가했다.
체코는 지난 17일 자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18명을 추방했다. 이들이 러시아 대외정보국(SRV)과 총정찰국(GRU·군 정보기관) 소속 비밀 요원이며, 2014년 체코인 2명을 숨지게 한 탄약창고 폭발사건에 연루됐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러시아는 하루 만에 자국 주재 체코 외교관 20명을 맞추방했다.
앞서 폴란드도 "외교적 지위를 위반하고 폴란드를 해칠 행위를 했다"며 러시아 외교관 3명을 추방했고, 러시아도 폴란드 외교관 5명을 추방했다.
그간 덴마크와 네덜란드 등 일부를 제외하곤 유럽연합(EU) 주요 회원국 대다수가 러시아를 적극적으로 비판하는 태도와 거리를 둬왔다고 WSJ은 설명했다.
체코와 폴란드의 강경한 움직임은 최근 러시아를 대하는 미국 자세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미국은 지난 15일 러시아의 대선 개입, 대규모 해킹 등을 이유로 러시아 기업·정부 기관·개인을 무더기로 제재하고 외교관 10명을 추방했다.
러시아 야권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독살 시도 사건에 관해서도 배후를 러시아 정부로 지목하며 신경전을 이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발니 사건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살인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다만 EU 최대 회원국에 속하는 프랑스와 독일은 러시아와 대화를 강조하는 등 비교적 온건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CBS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군병력 증강배치와 관련해 새 제재 부과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열린 자세로 진솔하게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독일 역시 자국과 러시아 간 해저 천연가스관 연결 사업인 노드스트림-2 건설 사업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라 지나친 강경책을 펼치긴 어려울 것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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