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중 전쟁에 말려든다…전형적인 동맹의 딜레마"
일본 방위전문가 야나기사와 "센카쿠 방위와 교환한 것" 규정
"미국에 보조 맞추기만 하면 외교라고 할 수 없다" 쓴소리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대만을 명기한 미국과 일본 정상회담 공동성명으로 일본은 미국의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방위 의지를 재확인했으나 새로운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일본 안보 전문가가 경고했다.
야나기사와 교지(柳澤協二) 전 일본 내각관방 부(副)장관보는 미일공동성명에서 대만을 거론한 것이 "대만 유사(有事·전쟁이나 재해 등 긴급상황이 벌어지는 것) 상황에서 일본이 협력하기로 (미국의) 센카쿠 열도 방위와 맞바꿔 약속했다는 의미"라고 19일 도쿄신문에 실린 기고문에서 규정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압력이 돼 억지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전제였을 것"이라고 이번 성명에 합의한 일본 정부의 의도를 추정하고서 "하지만 중국은 물러서지 않는다. 즉 억지 되지 않는다"고 관측했다.
야나기사와는 "대만 통일은 중국공산당 지배의 정통성에 관련된 최대의 국익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일본이 대만 정세와 관련해 곤란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야나기사와는 "대만 유사 사태에서 일본이 미국을 지원한다는 것은 미중 전쟁에 말려든다는 것이다. 그것은 전형적인 '동맹의 딜레마'"라며 "일본은 그런 우려가 있기 때문에 더욱 미중 대립을 완화하고 전쟁을 어떻게든 회피할 것을 호소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중국 배제나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신강위구르) 인권 문제 등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는 모든 영역에서 일본이 미국에 동조하거나 미국과 보조를 맞춘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이 반격으로 대만과 센카쿠에 군사적 압력을 강화하고 무역 면에서도 여러 가지 압력을 가해 올 것이 예상된다. 그때 일본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런 전망 없이 미국의 압력에 보조를 맞추기만 해서는 외교라고 할 수 없다"고 쓴소리를 덧붙였다.
야나기사와는 이날 보도된 아사히(朝日)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대만에 유사 사태가 벌어지면 "일본의 눈앞에 전쟁터가 펼쳐지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대만에서 북동쪽으로 약 170㎞(가장 가까운 섬 기준) 거리에 있는 센카쿠 열도는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지이며 현재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다.
야나기사와는 방위청(현재의 방위성) 운용국장 및 방위연구소장 등을 역임한 방위 전문가다.
그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 제1차 아베 내각,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내각, 아소 다로(麻生太郞) 내각 등 자민당 정권에서 안전보장·위기관리를 담당하는 관방 부장관보로 활동했고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에 관해 비판적 시각을 견지해 왔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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