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 나발니, 당장 사망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 위험"(종합)
주치의들 "혈중 칼륨 수치 치명적으로 높아"…외부 진료 촉구 여론 비등
(서울·모스크바=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유철종 특파원 = 교도소에서 복역중인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4)의 건강 상태가 최근 급속도로 악화해 심장마비 등으로 당장 사망에 이를 수 있을 만큼 위험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AFP통신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발니의 주치의인 심장전문의 야로슬라프 아쉬흐민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나발니 정도의) 혈중 칼륨 수치를 가진 환자는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한다"면서 "언제든 치명적 부정맥과 심장마비로 사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의사 아나스타시야 바실리예바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보통 혈중 칼륨 수치가 리터당 6.0 m㏖(밀리몰)을 넘어서면 중환자실로 옮겨야 한다면서 나발니의 경우 7.1m㏖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수치는 위험한 것이다. 이는 신부전을 의미하며, 언제든 심장마비까지 갈 수 있는 심장 박동의 심각한 장애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8월 독극물 중독 당시 나발니를 진단한 바 있는 또 다른 의사 알렉산드르 폴로판은 "나발니를 치료하지 않으면 며칠 내로 사망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도당국이 추진 중인, 단식 나발니에 대한 강제 음식 주입은 그의 건강 상태를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며 "단식 중단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의사의 통제하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발니의 대변인 키라 야르미슈도 현재 그의 상태가 매우 위험하다면서 "나발니가 죽어가고 있다. 지금 상태를 고려하면 며칠 내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아쉬흐민과 바실리예바 등 나발니 주치의 4명은 최근 연방형집행국(교도당국) 국장 앞으로 보낸 공개서한에서 단식 중인 나발니의 상태가 아주 위험하다면서 외부 의사들의 진료 허용을 촉구한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해 8월 항공기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진 뒤 독일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자국 정보당국이 자신을 독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올해 1월 귀국하자마자 체포된 뒤 2014년 사기 혐의로 받은 집행유예가 실형으로 전환되면서 징역 3년 6개월 형을 받아 복역 중이다.
당시 수사·재판 과정에서 구금된 기간을 제외하고 실제 복역 기간은 2년 6개월로 정해졌다.
수감 후 나발니는 등과 다리 통증을 이유로 자신이 초청한 의사를 들여보내달라며 지난달 31일 단식 투쟁을 선언했고, 지난 5일에는 발열과 호흡기 증상으로 교도소 내 병동 시설로 옮겨진 사실이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7일 취재진에게 나발니의 상태를 접한 뒤 "정말로, 정말로 부당한 일이다. 정말로 불합리하다"며 비판했다.
영국 배우 주드 로와 베네딕트 컴버배치 등 전 세계적으로 70명이 넘는 저명인사도 16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에 푸틴 대통령 앞으로 보내는 공개서한을 올려 "나발니에게 즉시 적절한 진료와 치료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나발니를 면회한 아내 율리야는 그의 몸무게가 단식을 선언한 후로 9㎏이 빠졌다며 건강 상태를 걱정했다.
러시아 내 야권 연합은 50만 명이 모이면 정부에 항의하는 집회를 위한 날짜를 잡을 것이라면서 온라인을 통해 신청을 받고 있다. 여기에는 이날까지 45만여 명이 서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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