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 너도나도 RE100 선언…삼성전자는 언제쯤?

입력 2021-04-18 06:01
글로벌 기업들 너도나도 RE100 선언…삼성전자는 언제쯤?

삼성전자, 지난해 미국·중국·유럽 사업장 재생에너지 전환 100% 달성

국내 친환경 전력 거래제도 초기 단계…"제도·인프라가 갖춰지면 추진"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강조되면서 205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겠다는 약속인 'RE100' 선언을 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초기 RE100 가입을 주도하던 미국·유럽 기업뿐 아니라 SK그룹과 LG그룹 등 국내 기업들도 RE100 가입에 동참하면서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005930]가 RE100 행렬에 동참할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국제 비영리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에 따르면 현재까지 RE100에 가입한 전체 기업은 총 302곳이다.

'재생전기(Renewable Electricity) 100%'의 약자인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자는 국제 캠페인이다.

2014년 시작된 이 캠페인에는 구글, 애플, GM 등 글로벌 기업들이 가입해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RE100 가입이 본격화됐다. SK그룹은 지난해 11월 RE100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고, 올해 초 SK하이닉스[000660]와 SK텔레콤, ㈜SK,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SKC 등이가입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국내 배터리 기업 중에선 처음으로 최근 RE100에 가입했다. 회사는 2030년까지 글로벌 전 사업장의 사용 에너지를 100%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로 했다.

기업들이 RE100에 동참하는 이유로는 사회공헌 강화 차원도 있지만, RE100 가입 여부가 기업 매출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폭스바겐과 BMW 등 RE100에 가입한 기업들은 거래 업체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경쟁사 애플, 반도체 사업 경쟁사 TSMC 모두 RE100에 이미 가입했다.

삼성전자도 매년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늘리며 RE100 합류를 준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RE100 가입 계획에 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내 재생에너지 거래·인증 제도가 아직 도입 초기 단계에 있어 '더 클라이밋 그룹'이 요구하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로드맵을 밝히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친환경 전력을 기업이 직접 구매하는 '전력구매계약'(PPA·Power Purchase Agreement) 방식은 경제성과 재생에너지 순증 효과가 높아 RE100 이행 수단으로 선호 받지만, 현행 전기사업법상 국내에서는 한국전력이 전력계약을 독점하고 있어 직접 거래가 불가능하다.

한국전력에 프리미엄 요금을 지불해 재생에너지로 인정받는 '녹색 프리미엄제'와 에너지공단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거래 플랫폼은 올해 초 국내에 도입돼 아직 초기 단계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 시행된 한국전력 '녹색 프리미엄제' 경쟁 입찰에 참여해 국내 기업 중 가장 큰 규모인 400GWh의 재생에너지를 낙찰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재생에너지 인증 제도가 비교적 잘 갖춰선 해외 사업장에서는 친환경 전력을 이미 100% 도입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유럽과 미국, 중국 내 모든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100%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지난달 밝혔다.

회사는 국내에서 기흥·화성·평택·온양 등 4개 사업장 내 주차장에 축구장의 약 4배 크기(2만7천660㎡)로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고, 화성과 평택캠퍼스 일부 건물 하부에서 지열 발전 시설을 운영하는 등 자체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을 늘리고 있다.

정부는 올해 '한국형 RE100(K-RE100) 제도'를 본격 도입하며 국내 기업의 RE100 가입을 독려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국내 친환경 전력 구매 제도 정착과 향후 실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RE100 합류 시점을 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국내 사업장의 재생에너지 전환 목표를 연내에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삼성전자 김석기 당시 부사장은 삼성전자 역시 RE100 가입 의향이 있다고 밝히면서 "제도와 인프라가 갖춰지면 적정한 시기에 대내외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k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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