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뉴델리 하루 감염자 2만명 육박…두 달 만에 207배 폭증

입력 2021-04-17 15:31
印뉴델리 하루 감염자 2만명 육박…두 달 만에 207배 폭증

검사 5명 중 1명꼴 확진…야간·주말 통금도 확산세 못 막아

전체 신규 확진 23만명…당국 토종백신 생산 월 1억회분 확대 추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하게 확산하는 인도에서 수도 뉴델리가 최악의 핫스폿(집중 감염 지역)이 됐다.

17일 뉴델리 보건당국에 따르면 전날 뉴델리에서는 2만명에 육박하는 1만9천486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누적 확진자 수(11만3천447명. 17일 0시 기준)의 약 17%에 달하는 감염자가 단 하루 만에 쏟아져 나온 것이다. 뉴델리의 인구는 약 2천만명이다.

뉴델리의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해 11월 초 8천500명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이후 안정세를 찾았고 2월 16일에는 94명까지 줄었다. 하지만 이후 두 달 동안 약 207배로 폭증한 셈이다.

전날 뉴델리 전체 검사자 수가 9만8천957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검사자 5명 중에 1명꼴로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공포감을 느낄 정도의 확산세다.



뉴델리 당국에도 이미 방역 비상이 걸렸다.

이달 말까지 야간(밤 10시∼다음날 오전 5시) 통행금지령을 내린 당국은 주말 통금도 도입했다.

이에 따라 16일 밤 10시부터 19일 오전 5시까지 의료진, 공무원, 필수품 유통 관련 인력 등을 제외한 일반 주민은 외출에 제한을 받고 있다.

당국은 또 학교, 수영장 등에 이어 쇼핑몰, 체육관, 공연장, 놀이공원 등도 16일부터 운영하지 못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도 확산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경제 타격을 우려한 당국이 전면 봉쇄 조치를 도입하지 못한 채 영화관, 시장, 산업시설 등의 운영은 일부 허용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민의 방역 태세가 크게 해이해져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엉성하게 천으로 입을 가린 이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지난해 12월 현지에서 발견된 '이중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 면역 체계나 백신 억제력을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에 확산세 제어가 더욱 어려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른 지역의 확산세도 여전하다.

인도의 '경제수도' 뭄바이가 주도인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서는 6만3천729명이 새롭게 감염됐다.

인구 2억2천만명으로 인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와 정보기술(IT) 중심도시 벵갈루루가 있는 남부 카르나타카주의 신규 확진자 수도 각각 2만7천360명과 1만4천859명을 기록했다.

인도 전체 신규 확진자 수는 23만4천692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확진자 수는 1천452만6천609명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야간 통금과 상업 시설 운영 제한 외에는 뾰족한 방역 대책이 없는 인도 당국으로선 백신 접종을 통한 확산세 저지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인도는 현재 인도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코비실드), 현지 업체 바라트 바이오테크가 자체 개발한 백신(코백신), 러시아산 스푸트니크V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을 승인한 상태다.

인도 과학기술부는 전날 "자금 지원을 통해 현재 월 1천만회분 수준인 코백신의 생산량을 9월까지 1억회분 규모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에서는 지금까지 약 1억2천만회분의 백신 접종이 이뤄졌는데 이 가운데 90% 이상이 코비실드로 접종됐다. 이에 당국이 토종 코백신 물량도 늘려 백신 접종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코비실드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백신회사 세룸 인스티튜트(SII)도 백신 물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아다르 푸나왈라 SII 대표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백신 생산을 늘릴 수 있도록 미국 외부로의 (백신) 원료 수출에 대한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