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SNS 일시 차단…시위 관련 질서 유지 목적
이슬람 강경파 지도자 체포에 최근 전국 곳곳서 시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파키스탄 당국이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16일 주요 소셜미디어(SNS) 애플리케이션(앱)을 일시 차단했다.
돈(DAWN) 등 파키스탄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내무부는 파키스탄통신국(PTA)에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페이스북, 트위터, 왓츠앱, 유튜브, 텔레그램 등 SNS 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접근을 완전히 차단하라고 지시했다.
당국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이번 조치는 공공질서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과 외신은 당국이 지난 12일부터 전국 곳곳에서 계속되는 반(反)프랑스 시위와 관련해 이번 조치를 시행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시위는 이슬람 강경파 정당 테흐리크-에-라바이크 파키스탄(TLP) 지도자 사드 리즈비의 체포와 관련해 발생했다.
리즈비는 주파키스탄 프랑스 대사에 대한 추방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도발했다가 체포됐다.
이에 TLP 지지자 수천 명은 곳곳에서 도로를 막으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최루탄, 물대포, 고무탄 등을 동원해 해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 경찰 2명 등 5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수백 명이 다쳤다.
정부는 TLP를 불법 단체로 규정하며 대응에 나섰지만, 시위 양상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TLP는 지난해 말에도 반프랑스 시위를 주도했다.
당시 시위는 프랑스에서 공개된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 풍자만화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옹호 발언 등으로 촉발됐다.
앞서 무함마드를 만평 소재로 삼았다가 2015년 1월 총기 테러로 직원 12명을 잃은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는 지난해 9월 관련 만화를 다시 게재했다.
이후 프랑스 역사 교사 사뮈엘 파티는 이 만화를 주제로 표현의 자유에 관한 토론 수업을 진행했다가 지난해 10월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18세 청년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됐다.
이와 관련해 마크롱 대통령은 이슬람이 위기에 빠졌다고 평가하며, 풍자와 관련해 표현의 자유를 옹호한다는 입장을 표명하자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의 무슬림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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