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병상 두 환자' 벼랑끝 印병원…시골선 뒤엉켜 소똥싸움 축제
대형병원도 병상 꽉 차…신규 확진자는 21만7천명 '또 최고치'
상당수 주민 방역 무신경…'노마스크'로 사흘간 축제 벌이기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한 병상에서 두 환자를 치료하는 인도 병원 vs '사회적 거리두기'는 깡그리 무시한 채 뒤엉켜 소똥싸움 축제를 벌이는 시골 주민들.
인도에서 연일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는 가운데 벼랑 끝에 몰린 현지 의료 체제와 방역에 무신경한 일부 주민의 모습이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5일 수도 뉴델리의 대형병원 LNJP의 한 병상에 누워 나란히 산소마스크를 쓴 두 환자의 사진과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이 병원은 코로나19 환자 전용 치료 시설로 지정됐으며 1천500개 이상의 병상이 있지만 최근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병상 부족 상황을 맞았다.
병원은 애초 중환자용 병상 54개를 준비했다가 300개까지 늘렸지만 이마저도 감당이 안 될 정도로 환자가 밀려들고 있다.
이 병원의 의료팀장 수레시 쿠마르는 "확실히 과도한 부담에 시달리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이미 최대한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만 158명이 입원했는데 거의 모두 상태가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뉴델리뿐 아니라 뭄바이 등 다른 주요 도시 병원에서도 병상과 의료용 산소 부족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중환자들은 혈중 산소량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저산소혈증이 발생해 장기 손상은 물론 생명까지 위협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호흡기를 통해 폐로 산소를 주입해줘야 한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일부 인도인들은 암시장에서 렘데시비르 같은 코로나19 치료제를 찾고 있다고 BBC뉴스는 보도했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가 개발했으며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정식 사용을 승인했다.
인도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최근 렘데시비르의 수출을 금지했다.
작년 9월 10만명에 육박했던 인도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2월 8천∼9천명까지 줄었다가 지난달부터 엄청난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오전 집계된 신규 확진자 수(보건가족복지부 기준)는 21만7천353명이다. 전날 기록된 종전 최고치(20만739명)를 하루 만에 경신했다. 누적 확진자 수는 1천429만1천917명이다.
인구 2천만명의 뉴델리에서도 최근 하루 1만7천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민의 방역 태세가 급격하게 해이해진 가운데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확산세가 가속화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인도에서는 지난 3월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서 변이 바이러스 E484Q와 L452R가 함께 나타나는 '이중 변이'(공식 명칭은 B.1.617)가 발견됐는데 이 변이의 전염력은 기존 바이러스보다 훨씬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마르 팀장은 "검사를 빠져나가는 새 변이 바이러스가 부하를 가중시키고 있다"며 사람들은 방역 수칙을 따르지 않은 채 조심성 없이 생활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색의 축제' 홀리, 힌두교 축제 '쿰브 멜라' 등에서는 수많은 인파가 마스크 없이 밀집한 상태로 축제를 즐겼고 웨스트벵골 주 등에서 진행 중인 지방 선거 유세장에도 연일 대규모 인파가 몰리고 있다.
와중에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의 한 시골 마을에서 진행된 소똥싸움 축제 장면이 보도되면서 방역 무신경 실태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NDTV에 따르면 쿠르눌 지구 카이루팔라 마을에서는 현지 힌두력 새해 축제인 우가디(13일)를 맞아 소똥싸움이 진행됐다.
뉴스 채널과 소셜미디어(SNS) 영상 등을 살펴보면 양쪽으로 편을 가른 주민들은 서로 완전히 밀착한 채 상대편에게 소똥을 던져댔다. 마스크를 쓴 이는 물론 아무도 없었다.
소똥싸움 등 여러 이벤트가 포함된 이 축제는 3일간 계속됐다. 주민 대부분은 '노마스크' 상태였기 때문에 축제 과정에서 코로나19는 무방비 상태로 퍼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안드라프라데시의 전날 신규 확진자 수는 5천86명으로 한 달 전인 지난달 15일에는 이 수치가 147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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