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테러리스트' 욕설하며 폭행…한국계 미 여성에 또 증오범죄

입력 2021-04-16 11:35
수정 2021-04-16 17:14
'핵 테러리스트' 욕설하며 폭행…한국계 미 여성에 또 증오범죄

3시간 동안 성희롱하며 괴롭혀…"처음엔 지켜봐" 주위 무관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한국계 10대 여성이 증오범죄의 표적이 되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터스틴 경찰서는 한국계 여성 제나 두푸이(18)를 폭행한 흑인 남성 자허 터주딘 슈웨이브(42)를 증오범죄 혐의로 체포했다고 지역 일간지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슈웨이브는 지난 11일 터스틴의 한 공원에서 두푸이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성희롱 발언을 하고 어디 출신이냐고 물었다.

두푸이는 한국계라고 말한 뒤 자신에게서 떨어지라고 요구했고, 슈웨이브는 화를 내며 발길을 돌렸다.

두푸이는 1시간 뒤 공원에서 슈웨이브가 자신의 친구에게 다시 접근하는 것을 목격했고 친구를 보호하기 위해 그를 막아섰다.

그러자 슈웨이브는 두푸이를 향해 '핵 테러리스트'라고 비방하고 북한을 언급하며 인종차별·성차별적 욕설을 퍼부었다.



두푸이가 슈웨이브의 계속된 위협에 호신용 분사기를 꺼내 저항하자 슈웨이브는 두푸이를 땅바닥에 넘어뜨려 마구 때렸고, 그제야 주변 사람들이 끼어들어 가해자를 쫓아냈다.

경찰은 슈웨이브를 증오범죄, 폭행, 성추행 등의 혐의를 적용해 체포했다.

두푸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폭행 피해를 본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려 "가해자는 내가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3시간 동안 성적 발언을 하며 괴롭히고 표적 공격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당시 많은 친절한 사람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며 사건 초기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지켜보기만 했을 뿐 빨리 가해자를 제지하지 않았다면서 주변의 무관심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러티샤 클라크 터스틴 시장은 성명을 내고 "편협과 인종차별에는 무관용을 적용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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