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필립공 장례식서 윌리엄·해리 '서먹한 광경' 예고

입력 2021-04-16 10:10
수정 2021-04-16 10:44
영국 필립공 장례식서 윌리엄·해리 '서먹한 광경' 예고

고종사촌 사이에 두고 걸을 예정…두 형제 화해 기대 무산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영국 왕실로부터 독립해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오던 해리 왕자가 최근 별세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에든버러 공작)의 장례식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기대와 달리 서먹한 광경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17일(현지시간)로 예정된 필립공 장례식에 참석할 해리 왕자는 윌리엄 왕세손과 거리를 둔 채 영구차를 따라 걸을 예정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 미국 NBC 방송이 15일 보도했다.

영국 왕실 버킹엄궁이 공개한 장례식 세부 일정에 따르면 찰스 왕세자와 앤 공주가 앞쪽에서 걷고, 앤드루 왕자와 에드워드 왕자에 이어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가 고종사촌 피터 필립스를 사이에 두고 행렬을 따르게 된다.

가디언은 엘리자베스 여왕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두 형제의 관계에 균열이 있었다는 추측을 잠재우거나 이 기회에 둘이 화해할 수도 있다는 희망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해리 왕자는 지난달 방송된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영국 왕실의 인종차별 의혹 등을 폭로하면서 왕실과 더 서먹해졌다.

그 후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가 한 공간에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둘의 관계 회복 여부를 놓고 말이 무성했다.

왕실은 이번 결정이 가족 간 긴장 기류를 최소화하려는 것이냐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가디언은 왕실 원로가 먼저 영구차를 따라 걷도록 해, 행렬의 순서로부터 어떠한 추측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배당 내부에서도 윌리엄 왕세손은 필립스를 사이에 두고 해리 왕자와 간격을 둔 채 걷게 된다.

다만 왕실이 장례식에 참여할 때 군 제복을 입는 전통을 이번에는 이어가지 않기로 해, 이는 해리 왕자를 배려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해리 왕자는 왕실로부터 독립을 선언하면서 군사 명예 임명직을 포기해 군 제복을 입을 수 없는 상황이다.

버킹엄궁 대변인은 "왕실 구성원들은 훈장을 달고 예복을 입거나 정장을 입게 된다"면서 그 이유에 대한 답변은 거부한 뒤 "모든 사안은 여왕이 승인한 것"이라고만 말했다.

필립공의 장례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로 인해 조촐하게 치러진다.

코로나19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장례식 참석 인원은 30명까지로 제한되며, 자리 배치 등 더 세부적인 내용은 당일 공개된다.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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