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 "안보 위협 '스파이 장비' 발견 어민 91명 포상"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당국이 최근 5년여간 자국 연안에서 외국의 스파이 장비를 찾아낸 어민 91명을 포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이 매체는 '전국민 국가안보 교육일'을 맞아 자국이 직면한 해양 안보 위협을 강조하면서 장쑤·저장·하이난성 등 연안 지역에서 이러한 장비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장쑤성 옌청(鹽城)의 한 어민은 최근 고기잡이를 하던 중 약 3m 길이의 보트처럼 생긴 장비를 건져 올렸다. 장비 위쪽에는 태양열판이, 뒤쪽에는 스크루 등이 달려 있는 형태였다.
전문가 분석 결과 이 장비는 최신형 무인기기인 '웨이브 글라이더'로, 파도에서 동력을 얻어 전진하고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정보수집·통신·위치선정 등을 할 수 있었다.
CCTV 보도에 따르면 이 장비는 중국에서 제조·사용되는 것이 아니었으며, 외국이 중국 수역에 비밀리에 띄운 첩보 장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보기관인 저장성 국가안전국 관계자는 "외국 첩보 장비는 해류·온도·습도·염도·오염물질 등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면서 "이는 민감한 국가기밀"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장비 중에는 바닷물의 순환 특성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해저 지형을 파악하거나, 잠수함·선박 운항 탐지 등 군사 목적으로 쓸 수 있도록 배에서 나오는 소리를 수집하는 기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식으로 외국에 넘어간 정보가 중국의 잠수함·군함 활동, 수중 미사일 발사, 석유·가스 탐사 등에 영향을 끼치고 중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쑤성에서는 지난해 1월 조업 중 그물로 스파이 장비를 찾아낸 어부 11명에게 최고 50만 위안(약 8천544만원)에 이르는 포상금을 줬고, 2018년에는 어부 18명에게 포상금을 지급한 바 있다.
중국 군사과학원 세계군사연구부 부부장을 지낸 뤄위안(羅援)은 "일부 국가가 항행의 자유 권리를 내세워 끊임없이 중국 해상안보에 도발한다"면서 "항행의 자유가 제멋대로 할 자유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심해 탐측기기를 중국 연해에 두는 것은 도둑의 정탐행위 아닌가"라면서 "국가안보를 위해 해양 안보 장벽 건설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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