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국 알몸김치' 논란 속 해외 김치제조사 전체 현지실사(종합)

입력 2021-04-15 11:19
수정 2021-04-15 11:20
정부, '중국 알몸김치' 논란 속 해외 김치제조사 전체 현지실사(종합)

영상 속 '알몸김치' 국내엔 안 들어와…제조·통관·유통 3중 관리체계 강화

해외 제조업체에 '해썹' 적용·수입김치 통관검사도 확대 시행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정부는 수입 김치의 위생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2025년까지 전체 해외 김치 제조업체 100여 곳에 대해 현지실사를 시행한다.

정부는 또 수입 김치 제조 과정에서 이물질이 섞이거나 오염이 발생하는 것 등을 막기 위해 해외 김치 제조업체에도 국내 업체와 동일하게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해썹) 적용을 추진하고, 부적합 수입 김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통관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15일 이 같은 내용의 '수입 김치 안전·안심 대책'을 발표했다.

◇ '알몸김치' 영상 파문에 수입김치 위생 문제제기…109개 업체 대상 현지실사

식약처는 지난달 중국산 절임배추를 비위생적으로 만드는 영상이 국내에 보도되면서 수입 김치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됨에 따라, 수입 김치에 대한 위생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당시 보도된 영상에는 포크레인으로 배추를 운반하거나 상의를 벗은 남성이 구덩이에 들어가 일하는 장면도 있어,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다만 식약처는 영상 속 김치가 국내로 들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의 골자는 수입 김치의 제조와 통관, 유통 전 단계에서 안전관리를 '3중 관리 체계'로 강화한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우선 제조단계 안전관리를 위해 모든 해외 김치 제조업체에 대해 현지실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식약처는 올해 전년도 통관단계 부적합 제조업체와 신규 수출 해외 김치 제조업체 등 26곳에 대해 현지실사를 진행하고 내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20곳씩 점검해 총 109개 업체에 대한 현지실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현재 국내 수입되는 식품을 가공·생산하는 모든 해외 식품제조업체를 등록해 관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위해 우려가 있거나 소비가 많은 제품을 생산하는 곳에 대해서는 현지실사를 수행하고 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우리나라에 수출 이력이 있는 김치 제조업체 87곳에 대해 한 차례 이상 현지실사를 시행한 바 있다.

식약처는 아울러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현장 조사가 어려운 점을 고려해, '스마트 글라스' 등을 이용한 원격 영상점검도 병행한다.



◇ 해외 김치제조 업체에도 해썹 적용…부적합품 유입 막는 검사명령제 시행

식약처는 또 해외 김치 제조업체에도 HACCP을 적용할 수 있게 '수입식품법' 시행규칙 등 하위 규정을 정비하고 수출국 정부와 협의해 해외 업체에 HACCP 제도가 적용될 수 있게 조치할 방침이다.

HACCP은 원료관리와 가공, 포장 등 식품 제조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해요소를 미리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사전예방적 안전관리 시스템이다.

김유미 식약처 수입식품안전정책국장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지난해 4월 수입식품특별법이 개정돼 국내 배추김치에 적용되는 HACCP을 수입식품 등에 대해 적용할 수 있게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행규칙은 2022년 10월에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돼 있고, 하위 규정을 마련하면 조속히 도입할 수 있도록 추진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김 국장은 중국 정부와 논의 상황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상황 등 여건으로 인해 중국 정부와는 HACCP 적용 제도 도입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는 않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조속히 타결할 수 있게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통관단계에서는 부적합 수입 김치가 국내로 유입되지 못하게 '검사명령제' 시행을 강화한다.

검사명령제는 크릴어유 등 국내·외에서 위해 발생 우려가 제기된 식품 등에 대해 검사기관에서 정밀검사를 한 뒤 적합한 경우에만 수입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정부는 검사 결과와 국내외 위해정보를 분석해 정밀검사 항목을 조정하는 한편, 부적합 김치를 자주 생산한 제조업체에서 김치를 들여오는 수입업자를 대상으로 검사명령제를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달 10일 중국산 절임배추 동영상 보도 이후 통관단계에서 수입 김치 검사를 강화해, 수입 김치와 절임배추에 대한 현장검사와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부적합 제품은 반송하거나 폐기하고 있다.

식약처는 유통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소비자단체와 협력해 수입 김치와 다진마늘, 젓갈류, 고춧가루 등을 유통·판매하는 도·소매업체와 식당, 집단급식소 등 1천 곳에 대해 위생관리 실태조사를 진행한다.

식약처는 김치와 원재료 250건을 직접 구매해 전문검사기관에 검사를 의뢰하고 수입 김치가 많이 유통되는 마트와 인터넷 쇼핑몰 등을 점검한다.

김 국장은 "원재료 원산지에 대해서도 농림축산식품부와 협력해 검사를 강화하고 추적조사 등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김치 시장 판매총량은 2019년 기준 77만t이고 이 가운데 국내 김치가 47만t(61%), 중국 등 해외에서 제조해 수입한 김치가 30만t(39%) 정도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김치를 비롯한 김치 소비량 중에서는 수입김치 비중은 20% 정도로 알려졌다.



이 밖에 정부는 국민이 수입 김치 관련 정보와 수입식품 관리 현황을 알 수 있게 오는 7월부터 지도 기반의 온라인·모바일 서비스(수입통계 서비스 창)를 제공한다.

식약처는 카드뉴스와 어린이용 웹툰 등을 통해 수입식품의 안전관리 현황을 홍보할 예정이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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