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리비아 정상회담…터키 측 EEZ 주장 인정
터키-그리스 EEZ 갈등서 터키 입장 지지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터키를 방문한 리비아 과도정부 총리가 지난 2019년 리비아통합정부(GNA)가 터키와 체결한 수역협정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해당 협정은 터키와 그리스 간 동지중해 배타적 경제수역(EEZ) 갈등에서 터키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어서 그리스의 강한 반발을 샀다.
터키 대통령실은 12일(현지시간) 리비아 과도정부의 압둘-하미드 모함메드 드베이바 총리가 수도 앙카라를 방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회담했다고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회담에서 "리비아와 체결한 지중해 해양 관할권에 관한 협정은 양국의 미래와 관심을 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리비아의 통합과 재건을 지원하고 군사적 지원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드베이바 총리는 "이 협정은 터키와 리비아의 국익에 모두 도움이 된다"며 "모든 당사자의 이익을 고려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날 회담에서 터키는 리비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5만 도스(1회 접종분)를 공급하고 수도 트리폴리의 코로나19 관리 병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 이후 수도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한 GNA와 동부 군벌 세력이 이끄는 리비아국민군(LNA)으로 양분돼 내전을 치렀다.
이후 양측은 올해 말 선거를 통해 새 정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했으며, 지난 2월 선거 전까지 임시로 리비아를 통치할 과도정부를 출범시켰다.
과도정부의 두 전신 중 하나인 GNA는 2019년 11월 터키와 EEZ 경계를 규정하는 수역협정을 체결했는데 터키가 주장한 EEZ가 그리스의 기존 EEZ를 침범한 것임에도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 대가로 터키는 지난 해 1월 GNA를 지원하기 위해 리비아에 병력을 파견했으며, 터키의 지원에 힘입어 GNA는 LNA의 공격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리스는 터키와 리비아가 체결한 수역협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자국에 주재하는 리비아 대사를 추방했다.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