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에 맞서 배민도 '단건 배달'…불붙는 속도 경쟁

입력 2021-04-12 16:52
쿠팡이츠에 맞서 배민도 '단건 배달'…불붙는 속도 경쟁

고객 잡기 위해 배달원 1명이 주문 1건 처리

라이더 모시기 경쟁 심화 전망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배달 앱 시장에서 속도 경쟁이 불붙고 있다.

후발 주자인 쿠팡이츠가 배달원 1명이 주문 1건을 처리하는 '단건 배달' 서비스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키우자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이 같은 서비스로 방어에 나선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12일 점주 대상 홈페이지인 '배민 사장님광장'에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을 오는 6월 선보인다고 공지했다.

서울 일부 지역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원하는 음식을 먹고 싶을 때 맛보고자 하는 소비자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며 "음식을 가장 빠르게 받을 수 있는 단건 배달 서비스에 대한 고객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 서비스의 이용 확산을 위해 가맹점주로부터 받는 중개이용료를 건당 12%에서 한시적으로 1천원 정액으로 바꾸고, 건당 배달비는 6천원에서 5천원으로 낮출 계획이다.



배달 앱 1, 2위인 배달의민족과 2위 요기요의 경우 일반적으로 배달원 1명이 여러 주문을 묶어 한꺼번에 배달하기 때문에 단건 배달과 비교해 속도가 늦을 수밖에 없다.

배민은 '번쩍 배달', 요기요는 '요기요 익스프레스'라는 빠른 배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지만, 단건 배달은 아니다.

쿠팡이츠가 이 틈을 노린 것이다. 음식을 식지 않게 빠르게 배달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이용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 거래금액 기준 배달 앱 시장 점유율은 배민 78.0%, 요기요 19.6%였다.

당시 쿠팡이츠 점유율은 5% 미만이었지만 지금은 서울을 중심으로 무섭게 상승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강남 등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요기요를 제치고 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쿠팡이츠의 약진에 위기감을 느낀 배민이 비용 증가 부담에도 고심 끝에 단건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배달 한 번으로 처리할 수 있는 주문 건수가 줄어들게 됨에 따라 라이더(배달대행기사) 확보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쿠팡이츠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던 지난해 여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배달 수요 증가와 맞물리면서 배달 업계 전반에 라이더 부족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배달 앱 업체들은 라이더 유치를 위해 이미 다양한 프로모션(웃돈)을 제공하고 있는데, 앞으로 '출혈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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